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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entMeditator Oct 17. 2024

나만의 속도로 걷는 여정

<마흔에 은퇴하다>를 읽으면서 저자의 이야기가 꼭 제 이야기 같았습니다. 

오랜 시간 직장 생활을 하고 난 후의 자유가 설렘으로 다가오는 동시에 그 막연한 여유가 오히려 불안하게 느껴진다는 저자의 고백에 깊이 공감했습니다. 

저도 몇 년 뒤 퇴직을 앞두고 있기에 이 이야기가 더욱 가슴에 와 닿았지요.




이 책에서 저자는 무제한의 자유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은퇴 후 삶에서 성취와 인정의 의미를 다시 찾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그는 일과 사회적 지위에서 얻었던 자아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점에서 큰 어려움을 느꼈고, 가족과 함께 떠난 미국에서도 예상치 못한 현실과 맞닥뜨렸습니다. 

고학력자에 경력도 탄탄했지만 낯선 곳에서는 그 누구도 그의 가치를 쉽게 인정해주지 않았지요. 

그 결과, 그는 삶의 의미를 재정립해야 하는 진정한 도전에 직면하게 됩니다.




저는 그런 저자의 여정을 읽으면서 제 자신도 언젠가 그런 시간을 마주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사회적 기준에 맞추어 성취를 쌓아왔지만 앞으로는 저만의 기준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 하는 시기가 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문득 가을 햇살이 부드럽게 스며드는 창가에 앉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지금 

저도 저자의 그 과정 속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릴 적 꿈꾸었던 작은 서점을 여는 것도 이제는 막연한 상상에 불과하지만 그 소박한 꿈이 때때로 저를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사실 지금은 서점을 운영하고 싶다기보다는 퇴직 후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중입니다. 

생계 때문이 아닌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불안할 것 같아서지요. 

사회적 기준 없이 나만의 길을 찾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지만 그래도 가만히 서서히 그 길을 탐색해 보려 합니다.




아마도 앞으로 제가 걷게 될 길은 저자처럼 조금 더디고 때로는 외로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작은 기쁨과 의미를 찾아가며 하루하루를 소중히 쌓아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제 자신만의 평온을 찾아갈 수 있기를... 

그 따뜻한 가을 햇살이 내게도 스며들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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