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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소리 사이로 들려오는 집착의 노래

by 참지않긔





지금으로부터 40여 년 전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Every Breath You Take를 처음 들었을 때는 아마도 사랑의 감미로운 노래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하지만 이 노래는 단순한 사랑 노래가 아닙니다.

그것은 집착과 감시 그리고 얽매임의 이야기입니다.

스팅이 직접 밝히길 그는 이 곡이 "아주 음산하고 집착적인" 분위기를 가진 곡으로 의도되었다고 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곡이 무수한 결혼식의 배경음악으로 선택된다는 소식을 들은 스팅은 한 인터뷰에서 “행운을 빈다”고 비꼬았죠.

사랑과 집착의 미묘한 경계를 담아낸 곡을 사랑 노래로 받아들인 대중의 해석은 그에게 조용한 충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곡의 탄생 배경에는 스팅의 복잡한 개인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첫 번째 결혼이 끝난 직후 그는 친구였던 트루디 스타일러와의 새로운 연애를 시작하면서 주변의 비난에 시달렸습니다.

이 곡은 그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탄생했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스팅 자신도 곡을 쓰는 과정에서는 이 가사에 담긴 감시와 소유욕의 뉘앙스를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다고 하죠.

그는 당시엔 이 곡이 이렇게 어두운 의미를 담고 있는지 몰랐다며 쓰고 나서야 곡의 분위기를 깨달았다고 고백했습니다





또한 이 곡의 탄생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습니다.

스팅과 앤디 서머스, 스튜어트 코플랜드 간에는 음악적 충돌이 거셌습니다.

당시 카리브해의 몬세라트에 위치한 에어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진행했는데 열악한 방음 시설과 고온의 환경 속에서 갈등이 폭발했습니다.

스팅은 곡의 미니멀리즘을 강조하며 절제된 드럼과 기타 연주를 원했지만 코플랜드는 더 화려하고 복잡한 리듬을 원했죠.

특히 앤디 서머스가 만든 그 상징적인 기타 리프는 곡에 서정성과 어둠을 함께 부여하며 곡의 심장을 형성했습니다.

이 곡의 절제된 편곡과 독특한 기타 리프는 듣는 이를 단번에 사로잡습니다.

이 리프가 없었다면 아마도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Every Breath You Take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을 것입니다





1990년대 후반에는 또 다른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퍼프 대디 Puff Daddy는 이 곡의 기타 리프를 샘플링하여 “I'll Be Missing You”를 발표했고 이는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저작권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했습니다.

퍼프 대디 측에서 스팅에게만 로열티를 지급했기 때문에 기타 연주자인 앤디 서머스는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는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 사건은 음악 산업에서의 저작권과 공정성 문제를 다시금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죠





이렇듯 Every Breath You Take는 단순한 사랑의 노래가 아닙니다.

그 속에는 스팅의 개인적인 고통과 밴드 멤버들의 갈등 그리고 대중의 오해가 얽혀 있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이 곡을 사랑 노래로 여기지만 사실 이 곡은 어두운 감시와 집착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은 저마다의 해석을 통해 이 곡을 각자의 방식으로 받아들입니다.

아마도 이 곡이 그렇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그 모호함과 해석의 자유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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