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2. Packs A Peach
호주에서 선물로 자주 사 오는 게 바로 T2이다. 차도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선물로 받으면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선물로 들어온 T2인데 평소라면 딱히 구매하지 않았을 것 같은 티잔 인퓨전을 받았다. 귀엽게 생긴 틴이 기분 좋아지게 한다. 냅다 오픈해 보았다.
복숭아, 파파야, 사과, 감초가 들어있다고 하는데 복숭아는 거의 검게 잼처럼 말라버린 것 같고 나무토막 같은 감초와는 다르게 살짝 시나몬처럼 생긴 게 아마도 사과인가 보다. 벌써부터 달달하다.
5g을 300ml, 100도씨에서 4분 정도 우렸다. 향긋 달달한 향이 제법 묵직하다. 이렇게 진한 복숭아 인퓨전은 오랜만인 것 같다. 복숭아 가향차가 아닌 티잔에서만 느낄 수 있는 살짝 묵은듯한 복숭아향이 있다. 한 모금 마셔보니 예상외로 꽤 달다. 예상치 못하게 뜨겁고 달달한 차가 목을 넘어가 목이 살짝 따가울 정도. 어쩌면 아이스에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아이스에서 과즙단맛이 매우매우 달달하다. 복숭아주스 같아. 덜 끈적한 쿨피스라고 해도 믿겠다. 오히려 이렇게까지 달아버리면 또 호불호가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연하게 우리는 것도 방법이긴 하겠는데 단맛에 비해 향이 그리 강하진 않아서 그것도 살짝 애매하다. 확실히 핫티보단 아이스에 더 어울리는 느낌이긴 하다.
이렇게 과일청의 느낌이 나는 티잔은 오랜만에 만나본다. 당도가 꽤 있다 보니 다른 음료로 어레인지를 해봐도 좋을 듯싶다. 평소엔 잘 손이 가지 않는 티잔이지만 이렇게 한 번씩 선물이 들어오거나 하면 또 재미있게 마시는 게 티잔이다. 재밌다고 몇 번 마시고 한번 분량을 남겨둔걸 최근 털어마셨다. 가을-겨울의 느낌은 아니지만 지난 더위에 잠시 웃었던 기억을 떠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