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by 은소리

한 걸음 내딛기 어려울 때면

이미 절반은 간 것이라고 중얼거리던


주저하고 어기적거린

걸음에게, 마음에게

다 되었다고 중얼거려도


그 끝이 어디에 걸려 있는지

어딜가야 확답을 받을 수 있는지

실체가 있긴 한 것인지


의뭉스러운 마음이

그놈의 끝이란 곳으로 한달음에 달려가

이내 목을 빼고 으스대는 모양이

들켜버린 것인지, 들통난 것인지


돌고 있는 자리 위

발 끝에 맴맴 들리는 소리


시작은 반(半)이 아니라, 반(班)이야.

이제 너의 것이 아니라, 넘의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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