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모양

by 은소리

다친 어깨를 부여잡고

돌아오는 길

하얀 민들레가 눈처럼 피어 오른다.


초여름이 시작되는 오월,

난데없이 맞이한 눈꽃송이에

괜한 웃음마저 쏟아져 내렸다.


흔적없는 눈은 쌓이지 못하고

눈 앞에 맺혔다 쉬이 사그라진다.


한가득 눈꽃송이로 어지러워

사진이라도 찍어볼 요량이면

꿈인 듯 멀어져 되레 선명하다.


사는 날 만나는 모든 순간이

민들레같아 기어코 카메라를 든다.


어깨 위로 올라선 무게만 마음에 남는다.


아, 사는 게 이런 모양이로구나.

그 깊이가 무겁게 놓이는 어느 날엔

한가득 풀어놓아 떠나보내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