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이쁜우리맘들을 만나러 가기 전날에는 항상 일찍 잠자리에 들려고 노력한다. 되도록 정시에 퇴근해서, 집에 들어오자마자 저녁을 먹고, 샤워를 한 다음 침대에 눕는다. 하지만 쉬이 잠들 수는 없다. 다음날 아침이면 만나게 될 어머님을 무조건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는, 반드시 치료해 드려서 앞으로는 건강하게 사실 수 있게 하겠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어머님들께서는 의사 아들인 나 하나만을 바라보고 계실 것이다.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내가 아니면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으실 수 없다. 읍내 약국에서 사 온 파스와 진통제가 어머님들의 유일한 치료 방책일 때가 많다.
그 사이, 어머님들의 관절 상태는 더 나빠지셔서 이젠 걸을 때마다 비명을 내지르거나, 눈물을 쏟아내기도 하신다. 이런 어머님들을 부담 없이 치료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 하나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어깨가 무겁다. 그리고 자꾸만 욕심이 생긴다. 더 좋은 방법으로 어머님들을 치료해드리고 싶다는...
되도록이면 수술보다는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가능하면 기존의 관절을 조금이라도 살릴 수 있는 방법으로.
어머님들에게 부담을 최대한 덜 주는 선에서, 신체적 부담을 줄이고, 입원 및 회복 기간 역시 짧은 방법으로 치료해 드리고 싶다는 욕심에 나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외래 진료가 모두 마무리된 후에도, 입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회진이 종료된 후에도 선뜻 병원을 떠나지 못한다. 어두운 병원 속에서 홀로 불을 밝히고 진료실에서 우리맘 주인공 어머님들의 차트를 살핀다. 더 해드릴 수 있는 치료는 없는지, 내가 선택한 이 방법이 가장 최선의 치료법이 맞는지 확인하고 또 확인한다.
그렇게 차트를 붙잡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보면 어느새 저녁 시간이 훌쩍 넘어 야심한 밤이 된다. 어둠이 깊어지고서야 나는 가운을 벗고 병원을 나선다. 하지만 내 어깨에 얹어진 막중한 책임감은 내려놓을 수 없다. 집에 가는 길에서도, 다음날 우리맘들을 만나기 위해 일찍이 침대 위에 누워서도, 우리맘들에 대한 걱정 그리고 책임감은 도무지 내려놓을 수가 없다.
나는 확신한다. 나를 짓누르는 이 책임감의 무게가, 결국에는 어머님들에게 더 좋은 치료를 선물해 드릴 수 있는 해줄 것이라고. 나의 책임감과 오랜 고뇌 그리고 연구는 끝내 어머님들에게 더욱더 건강한 내일을 선사해 드릴 것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