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도착하신 어머님의 발걸음에 긴장과 두려움이 묻어난다.
어떤 치료를 받게 될까...큰 수술을 하게 되는 건 아닐까...
수만 가지의 불안함이 어머님의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살면서 처음 방문하게 된 큰 병원.
그것도 시골 마을을 떠나 강남 한복판에 있는 병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아마, 마냥 편하지는 않으셨을 터.
그 마음을 절실히 알고 있기에,
어머님을 만나 뵙자마자 함께했던 추억들을 상기해 드리면서,
따뜻한 차 한 잔을 내어드리고 또 따스하게 안아드리면서,
어머님의 발걸음에 묻어 있는 긴장감과 두려움을
모두 떨쳐드리고자 애쓴다.
모든 걱정과 근심은 내려놓으신 채,
오직 아들만 믿고 치료에 정진하실 수 있도록...
하루빨리 치료를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손때 묻은 살림살이 그리고 정겨운 이웃들이 기다리는
시골 마을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그렇게 나는 부단히 애를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