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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위해 흘리는 땀이라면

by 도시 닥터 양혁재

병원비가 무서워서, 아파도 아프다고 말하지 못하고 살아온 세월. 그러나, 당신은 아파도 다른 사람들은 당신처럼 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 아픈 다리를 이끌고 온 동네를 누비며 공병을 모으는 어머님. 하루 반나절 꼬박, 부어오른 다리를 이끌고 돌았음에도 수확이 형편없는 날에는 자신의 낡은 지갑에 고이 넣어둔 지폐를 꺼내어 보태는 어머님. 그런 어머님을 아들로서 어찌 돕지 않을 수 있겠는가. 어떻게 그냥 보고도 모른 척할 수 있을까.


다리가 아픈 어머님을 대신해 내가 나섰다. 공병을 모았고, 기존에 어머님께서 부지런히 모아두신 공병을 더해 돈으로 바꾸기로 했다. 어머님께서 워낙 많이 모아두신 터라, 업체에 가서 정리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내가 나선 그날은 계속해서 폭염 주의 재난 문자가 날아올 정도로 무척이나 더운 날이었다. 아무리 손수건으로 닦아내도 땀은 계속해서 흘러내려 옷을 적셨다. 솟구치는 땀으로 인해 입고 간 티셔츠는 본래의 색깔을 추정할 수 없을 만큼 젖어버렸다. 그러나, 힘들지 않았다. 고되지 않았다. 어머님을 위한 일이니까. 이렇게 땀 흘려 일해 받은 돈으로 어머님의 기부 활동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어드릴 수 있으니까.


마음 놓고 병원 한 번 갈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다른 이들을 위한 '사랑'을 잊지 않는 어머님. 어머님을 곁에서 바라보며 그 헌신과 자애로움에 깊이 탄복했다. 나 역시, 마냥이쁜우리맘을 통해 메디컬 기부를 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어머님처럼, 나 역시 다른 방법을 마련하여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돕고 싶다. 그들이 다시 절망을 딛고 일어서 희망에 찬 삶을 살아낼 수 있도록...그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머지않은 날에 나의 소망을 실현할 날이 오길 바라며, 그리고 당신의 고난과 가난에도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나눔과 사랑을 몸소 실천하시어 우리 사회가 한층 더 따뜻할 수 있도록 도움 주시는 노성분 어머님께도 깊은 감사와 존경을 표하며 오늘의 글을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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