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냥이쁜우리맘 방송을 시작한 이후로, 어머님들의 남편, 그러니까 내겐 '아버님'이 되시는 분들을 많이 만났다. 어머님들 못지않게 나를 반갑게 맞아주시고, 또 애정을 쏟아주셨던 우리 아버님들. 어머님뿐만 아니라 아버님들께도 효자 아들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아버님들 역시 험난했던 삶의 굴곡들을 넘어오시며, 젊은 날의 모습은 도무지 떠올릴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이 노쇠해지신 상태였다. 숱한 위기와 어려움 속에서 완전히 지쳐버린 아버님들께도 생의 행복과 기쁨 그리고 즐거움을 되찾아 드리고 싶은 마음에 노력을 멈추지 않는 요즘. 서툴지만, 애쓰는 나의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봐 주시고 또 나의 노력을 알아주시고 마음을 받아주시는 아버님들 덕분에 정말로 행복하다.
지난 주말에 정읍에서 만났던 아버님과는 유난히 더 특별한 추억을 쌓았다. 아버님께서 손수 몰고 다니시는 오토바이 뒷자리에 나를 태워주신 것. 아버님과 함께 유유히 길을 달려 마트에 가서 장도 보고 잠시 인근 의자에 앉아 깊은 속 이야기도 나누었다. 처음 만난 아들에게도 기꺼이 자신의 마음속 이야기를 꺼내주신 아버님께 진심으로 감사했다. 아버님께서 먼저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 주신 덕분에, 나 역시 편안하게 이야기를 들어 드리고 또 나의 마음을 전할 수 있었다.
부자간의 진한 정을 나누고, 다시 귀가한 우리는 읍내로 가기 전보다 훨씬 더 깊은 사이가 되어 있었다. 시시때때로 아버님은 내 손을 잡아주셨고, 또 나를 격려해 주셨다. 내가 의사이기 이전에 아들로서 효도를 다할 수 있도록 말이다.
다시 서울로 복귀하여 출근한 지금도, 그때 읍내 마트 앞 의자에 앉아 아버님과 나누었던 대화가 잊히지 않는다.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정(情)도······. 언젠가 다시 한번 아버님과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기나긴 길을 달리며 마음을 나누고 싶다. 부디 멀지 않은 미래에 그런 기회가 꼭 찾아오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