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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닥터 양혁재 Oct 05. 2023

아름다운 고장 군위에 다녀오다

살면서 처음이었다. 군위에 가본 것은. 


대구의 북부에 위치한 군위. 참 이상하게도 군위에 갈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대구에 갈 일은 왕왕 있었는데, 군위에 일정이 있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소문은 익히 들어왔던 터. 군위가 참 아름다운 고장이라고. 군위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경관이 피로해진 눈을 맑게 해줄 것이라고.


과연 소문은 진실이었다. 가을이 되어 더욱더 찬란해진 군위. 배우 딸로 나와 함께 효도 여정에 나선 성연 씨와 함께 가을의 찬란함을 머금은 군위의 길 위에 섰다. 두 눈에 아름다운 풍광을 담고 또 온몸으로 느끼며 우리는 여유롭게 걸었다. 


한 발짝 한 발짝, 발을 들었다 놓으며 나는 말했다. 


"성연 씨, 군위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네요"


싱긋 웃으며 성연 씨도 나의 의견에 동의했다. 


길가에는 흐드러지게 꽃이 피어 있고, 잘 익은 벼들이 황금빛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그리고 찬란한 군위의 풍경에 반해 나는 하마터면 주인공 어머님을 만나러 가야 한다는 중요한 미션까지 잊을 뻔했다. 다행히 빨리 정신을 차리고, 기다리고 계실 어머님을 떠올리며 발걸음을 옮겼다. 


아니나 다를까. 어머님은 이른 새벽부터 서울에서 자신을 만나러 달려온 의사 아들을 기다리고 계셨다고 했다. 발걸음 소리가 들리면 혹시나 아들이 아닐까 집 밖을 내다보셨다고. 내가 조금이라도 늦었더라면, 어머님이 더 애를 태우실 뻔했다. 다행이다. 내가 너무 늦지 않게, 어머님을 찾아뵐 수 있어서. 군위의 아름다운 전경에 반해 오래 시간을 끌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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