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날씨가 좋은 날이었다. 겨울임에도 햇살이 내리쬐니 따뜻했다. 찬 기운이 사라지고 따뜻함마저 남은 시간. 우리맘 어머님, 그리고 성연 씨와 함께 밭으로 향했다.
한눈에 봐도 드넓은 밭이었다. 평소엔 어머님 홀로 가꿔오셨던 밭인데, 관리 상태가 꽤 양호했다. 몸도 안 좋으시면서 어떻게 이걸 다 관리하셨던 것인지. 하지만 어머님은 아직 손볼 곳이 많다며 도움을 요청하셨다. 성연 씨와 나는 재빨리 손을 보탰다.
어머님의 일손을 거들면서 우린 다함께 이야기꽃을 피웠다. 어머님의 인생사도 듣고, 또 각자 요즘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난 마냥이쁜우리맘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느끼게 된 보람과 행복함에 대해 이야기했다. 성연 씨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맘의 양딸로 합류하고 난 이후,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더 행복해지고 충만해졌는지에 관해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가만히 우리의 이야기를 듣고 계시던 어머님께서는 세상에서 이런 아들과 딸이 어디 있냐며, 앞으로도 많은 어머님들을 행복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하셨다. 난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며 무조건 그러하겠노라 답했다. 확신에 찬 나의 대답에 어머님은 장갑을 벗으시고 내 손을 잡아주셨다. 어머님의 마음이 손을 통해 전해졌다. 자신만큼 다른 어머님들도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 어머님의 그 따뜻한 마음이, 그리고 진심이 나를 더 감동케 만들었다.
어머님, 그리고 성연 씨와의 기분 좋은 한낮의 회동.
웃음으로 시작된 회동은 행복으로 마무리됐다.
모두가 미소 지으며 끝난 우리의 시간.
영원히 가슴속에 담아둬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