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시 닥터 양혁재 Dec 04. 2023

따뜻한 한 끼 식사에 담긴 깊은 사랑

세상에서 가장 자신 있는 것이 요리라서, 매일 정성을 다해 음식을 하는 것으로 생계를 이어온 어머님. 어머님의 요리 솜씨는 내가 그동안 만난 분들 중에서 단연코 최고였다.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한 음식을 내어주시는 어머님 덕택에 성연 씨와 나는 잠시도 쉴 틈 없이 계속해서 먹기 바빴다. 잡채부터, 파전에 칼국수까지 아낌없이 가져다주시는 어머님 덕분에 정말 오랜만에 배가 부르다 못해 터질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어머님의 사랑이 담긴 따뜻한 한 끼. 마른 반찬 하나도 깊은 풍미가 느껴졌다. 잡채 역시 내가 태어나서 먹어본 것 중에 단연 으뜸이었고. 아마 아들과 딸을 향한 어머님의 사랑까지 듬뿍 담겨 있었기에 내어주신 모든 음식들이 임금님 수라상 못지않게 맛있었던 것이 아닐까. 나와 성연 씨는 그저 어머님의 아픈 무릎을 살펴드리고, 젊은 시절 생겨난 깊은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져 드린 것뿐인데, 어머님은 우리에게 그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사랑과 진심이 담긴 따뜻한 한 끼를 내어주셨다. 이 은혜를 어찌 갚을 수 있을까. 무엇으로 갚아야 한단 말인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어머님께서는 각종 장류부터 직접 만드신 반찬을 봉투 가득 넣어주셨다. 이른 아침부터 어머님이 직접 준비하신 많은 반찬들. 당신이 드셔도 되는데, 의사 아들과 딸 먹으라고 양손 가득 봉투를 쥐여주시는 어머님께 연신 감사를 전했다. 어머님께서는 더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다음엔 더 맛있는 걸 해주겠노라 약속하셨다. 


서울로 돌아와 어머님이 선물해 주신 반찬들을 꺼냈다. 마른 반찬부터 나물 무침, 그리고 전까지. 각양각색의 음식들이 나의 식탁을 수놓았다. 늦은 밤이었지만, 밥솥에서 따뜻한 쌀밥 한 그릇을 퍼와서 어머님이 주신 반찬들과 함께 먹었다. 아직 온기가 가시지 않은 반찬들을 하나하나 먹으며, 어머님을 떠올렸다. 그리고 어머님의 마음을, 진심을, 아들과 딸을 향한 사랑을 느꼈다. 



작가의 이전글 행복을 나누는 아들, 양혁재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