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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닥터 양혁재 Dec 12. 2023

다정한 겨울 인사를 건네며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슬며시 자리 잡는가 싶더니, 곧장 겨울이 찾아왔다. 이번 겨울은 왜 이렇게도 추운 것인지. 시도 때도 없이 불어닥치는 강풍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엄동설한에도 어떻게든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동이 트기도 전에 채비를 마치고 집을 나설 어머님, 아버님들을 생각하면 때론 따뜻한 진료실에서 환자들을 보고 있는 내 모습이 괜히 죄스럽기도 하다. 도시보다 훨씬 더 혹독한 시골의 겨울, 과연 우리 어머님, 아버님들은 무탈하게 잘 보내고 계시는지, 걱정이 점점 더 커진다. 


이대로는 걱정만 깊어질 것 같아 다시 마음을 다잡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글을 써보기로 했다. 그냥 글이 아닌, 어머님, 아버님께 전하는 겨울 안부 인사를 말이다. 그동안 만난 모든 부모님께 일일이 다 연락을 드리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미약하지만 글로라도 겨울 인사를 전해보기로 한 것. 부족한 글 솜씨지만, 중간중간 짬을 내어 몇 자 적어봤다. 우선 이건 초안이니, 어느 정도 다듬은 후에 가능하다면 어머님, 아버님께 보내드릴 참이다. 



+ 의사 아들이 전하는 겨울 안부 인사 


어머님, 아버님 잘 지내고 있으신지요?

저 의사 아들 양혁재입니다. 

직접 찾아뵙고 인사드리는 것이 도리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그럴 수 없어 죄송합니다. 

대신 이렇게 글로나마 어머님 아버님의 안부를 여쭙습니다. 


제가 있는 서울도 찬바람이 연신 불어닥치고 있습니다. 

어머님, 아버님이 계신 곳은 얼마나 더 추울까요? 그 생각을 하면 가슴이 아립니다. 

난방은 잘 하고 있으신지, 옷은 따뜻하게 입고 계신지, 자꾸만 걱정이 더해지네요. 

제게 치료는 잘 받으셨지만 겨울에는 혈액 순환이 잘되지 않고 관절이 수축하기 때문에 

통증이 나타날 위험이 평소보다 훨씬 더 큽니다. 

그러니 항상 몸을 따뜻하게 해 주시고, 되도록이면 외출도 자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영양가 있는 음식들만 드시고요. 


멀지 않은 미래에 아들이 한 번 더 찾아뵙고, 

어머님 아버님께 건강하고 맛있는 식사 대접하겠습니다.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려주시고, 부디 건강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아들이 많이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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