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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닥터 양혁재 Mar 11. 2024

추억을 수집하는 의사 아들

마냥이쁜우리맘을 시작하면서 추억을 수집하게 됐다. 어머님들과의 추억을 모으게 된 것이다.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들이에 나서고, 수다를 떨고, 들판을 누비는 그 모든 순간들을 기억하기 위해 부지런히 사진을 찍고 있다. 핸드폰 혹은 평소 휴대하고 다니는 카메라로 열심히 그 순간들을 담아내고 있다. 언제 어느 때라도 그 즐거운 추억을 꺼내보고 회상하기 위해서 말이다. 


핸드폰과 내 개인 소장용 카메라에 담긴 사진들은 이미 그 양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해졌다. 모든 사진을 출력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들로만 추려 뽑아두었다. 그것만 해도, 이미 사진첩을 꽉 채울 정도다. 


평소에는 핸드폰에 담긴 사진을 보지만, 시간이 조금이라도 허락될 때는 어김없이 진료실 책장 속에 있는 사진첩을 꺼내든다. 화면에서보다 훨씬 더 선명하고 또렷한 사진들을 일일이 넘겨보며, 그날의 추억들을 회상한다. 사진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날 그 때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 몸은 진료실에 있지만, 마음은 어머님들과 함께 있는 기분이랄까. 


오늘도 평소보다 일찍이 출근해서 시간적 여유가 생긴 터라, 책장으로 걸어가 사진첩을 꺼내들었다. 시간이 조금 흘렀음에도 여전히 선명한 추억들. 그 추억들을 하나씩 눈에 담고 마음에 새기며, 다시 한 주를 시작할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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