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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 닥터 양혁재 Jun 24. 2024

군더더기를 깔끔하게 덜어낸 삶

마냥이쁜우리맘 어머님들의 아들이 되면서 불필요한 것들을 많이 걷어냈다. 머릿속을 지배하고 있던 온갖 상념들도 모두 지워냈고, 가슴 깊이 묻어두었던 고민거리도 덜어냈다. 나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던 군더더기들을 모두 깔끔하게 털고 나니, 오롯이 어머님들과의 하루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젊은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시골. 상황이 상황인지라, 어머님들은 내가 가면 꼭 도움을 요청하신다. 아직 솜씨가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어머님들의 간곡한 부탁이기에 옷을 갈아입고 논과 밭, 그리고 바다로 나선다. 


일손 거들기가 끝나면 다시 집으로 돌아와 어머님께 완전히 집중한다. 다른 건 고려하지도, 마음에 담지도 않은 채 그저 어머님만 바라본다. 어머님의 기분이 어떠한지, 지금 무엇이 필요하신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시는지, 그동안 얼마나 힘든 세월을 보내오셨는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세심하게 살핀다. 또, 어머님들의 지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눈물 없인 들을 수 없는, 한 많았던 세월의 이야기들을 들으며 아들로서 깊이 공감하고 또 함께 울기도 한다.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온전히 어머님들께 집중하는 삶.

이런 삶을 이어온 지도 어느덧 2년이 넘어가고 있다.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지금의 삶이 더없이 만족스럽다. 

앞으로도 이런 삶의 태도와 패턴을 유지하고 싶다. 변함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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