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들 곁에 다가가 조용히 건네는 위로에는 엄청난 힘이 숨어있다.
이별의 시간이 다가와 어머님들과 헤어져야 할 때가 되면 작은 손으로 내 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리신다. 이 눈물이 의미하는 건 무엇일까. 드디어 아픈 다리를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일까.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든 우리가 떠나 서운하신 것일까. 아직 잘 모르겠지만, 눈물을 뚝뚝 흘리시는 모습을 보면 어느새 나도 눈시울이 붉어져 눈물을 닦고 있다.
어머님과 단둘이 대화를 이어 나가다 보면 누구에게도 말 못 했던 사연들을 들을 수 있다. 자녀들도 몰랐던 이야기. 혼자서 얼마나 힘든 세월을 견디고 참아왔는지. 그때 어머님은 어떤 마음이었는지. 이제는 괜찮다는 듯이 담담한 표정으로 말씀해 주시는데 나는 또 참지 못하고 눈시울이 붉어진다. 그리곤 어머님도 그동안 참아왔던 감정이 왈칵 쏟아져 둘이 울고 있는 걸 발견한다.
처음엔 "아이고 내가 울라고 한 말이 아닌데..."하시지만,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두드렸는지 강둑 터지듯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하셨던 것일까. "많이 힘드셨죠?", "이젠 우리 행복해져요." 힘들었던 과거는 과거에 두고 이젠 웃음 지으시며 사시길. 가끔 그리울 때 추억으로 기억해 주시길 바라고 또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