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상관없이 나아가는 삶

by 도시 닥터 양혁재

"나이가 많아서 이제 늦었을까요?"


의료봉사를 하며 만난 어머님 중 나이가 너무 많아 치료가 힘든 건 아닌지 두려워하는 분이 계셨다.

평생을 농사와 집안일, 육아까지 도맡아 몸이 망가진 상태였고, 무릎과 허리에 심한 변형과 통증에 시달리고 계셨다. 이미 나이가 많다고 생각했기에 병원에 가도 소용없을 것으로 생각하신 것 같았다.

모든 걸 포기하고 있던 찰나, 나와 만난 것이다.


내 위로와 이야기를 듣고 잠시 생각하시더니 조심스럽게 물어보셨다.


"그럼, 저도 고칠 수 있나요?"

"이제 안 아플 수 있나요?"


눈물을 글썽이며 나를 바라보는 어머님의 눈에 나는 마음이 아팠다. 그리곤 두 손을 꼭 잡고 말씀드렸다.

"벌써 포기하시기엔 이릅니다. 제가 꼭 안 아프게 도와드릴게요."


어머님은 처음으로 병원에서 각종 정밀 검사를 받아보고 잔뜩 긴장된 상태로 나를 기다렸다. 내가 병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어머님은 활짝 웃으며 의사 아들을 반겼다. 아들이 응원해 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수술 후 어머님은 걱정과는 다르게 놀라운 속도로 회복하셨다. 처음엔 물리치료와 도수치료만으로도 버거우셨지만, 점차 적응해 나가셨고 퇴원 후에도 꾸준히 운동 시간을 지키셨다. 그 결과 어머님은 처음 만났을 때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셨다. 활동량이 늘어 살은 빠지셨고, 혈색이 돌며 얼굴이 활짝 핀 모습에 못 알아볼 뻔했다. 어머님은 많은 변화를 느끼셨는지 장난스러운 얼굴로 "아들! 나야!"라며 반겨주셨다.


건강한 삶이란 작은 변화로부터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 포기하지 않는 마음 그리고 용기. 계속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은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혹시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시도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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