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에서 마주한 진심

by 도시 닥터 양혁재

아직 어두운 새벽, 기대감으로 가슴이 부풀어 오른 채 서서히 푸르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바라보며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낯선 땅에 대한 기대감은 내 가방보다 무거웠다. 마음은 이미 몽골 울란바토르의 하늘을 날고 있었고 그 마음을 좆아 공항에 도착했다.


4월 18일 금요일. 설렘과 긴장이 공존하는 복잡한 감정으로 비행기에 올랐다. 3시간 반이면 도착하는 몽골. 짧기도, 길기도 한 거리다. 목적지는 푸른 초원의 나라, 몽골. 3일 동안의 여정은 몽골 국립제1병원과의 업무 협약을 위한 자리이다. 다른 나라, 다른 의료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두 병원이 하나의 목표를 위해 만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울란바토르에 도착하자마자 숨 돌릴 틈 없이 일정이 시작되었다. 협약식 이후에는 한국의 관절 치료 기술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다. 준비해 간 자료로 설명을 이어갈 때, 현지 의료진들의 눈빛에서 새로운 지식에 대한 열의가 느껴졌다. 그들은 의료인으로서 병원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났다.


두 번째 날, 예상치 못한 만남이 찾아왔다. 두 달 전 한국에서 내게 수술을 받았던 몽골 환자분이, 내가 몽골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아온 것이다. 통역을 사이에 두고 짧은 대화를 오고 갔지만, 마음이 전해지는 것엔 언어가 문제 되지 않았다. 한국에서 나와 찍은 사진을 나뭇잎에 새겨 액자에 담아주셨다.


바쁜 일정 사이, 짧게 들른 <수흐바타르 광장>도 인상 깊었다. 웅장하게 앉아 있는 칭기즈칸 동상 앞에서 나는 한없이 작은 여행객이 되어 있었다. 이 낯선 도시가 따뜻하고 편안했던 것은 처음 본 나를 반갑게 환대해 준 그들 덕분이었을 것이다.


3일은 금세 지나갔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창밖으로 점점 멀어지는 몽골을 바라보았다. 언젠가 이 인연이 다시 이어지길 바라며 이후, 몽골 의료진들이 한국에서 단기 연수 계획이 성사된다면 이번엔 내가 그 따뜻한 환대를 돌려줄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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