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루는 조각들

by 도시 닥터 양혁재

사람은 혼자 보는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쓴다고 한다.


일기장에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쓰게 된다면 마치 벌거벗은 것처럼 누군가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어렸을 때 일기를 한 번쯤 써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나의 업적을 조금 더 부풀려 적거나, 과장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 각자의 일기 속에서는 자신이 주인공이다.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지 않은가?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하다고 해서 큰일이 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쉬웠던 것도, 화가 났던 일도 예쁘게 포장해서 일기에 담아두면 다음에 펼쳐 봤을 때 좋지 않았던 감정들이 작은 선물로 변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아무리 힘들었던 일도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 왜곡이 생기기 마련이다. 나는 주로 이 기억을 어떻게 기억하고 싶은지 생각하고 일기에 옮기는 편이다.


감정을 잊고 싶지 않아서, 이 순간을 잃고 싶지 않아서 기록한다.


오늘도 하루를 마무리하며 일기장을 펼친다.


어쩌면 이 페이지들도 훗날, 나를 이루는 조각 중 하나가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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