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시작을 알리는 작은 폭죽

by 도시 닥터 양혁재

봄은 언제 시작되는 걸까.


달력을 넘기는 순간일까,

아니면 날씨가 조금 풀리는 시기일까.


나는 봄이 시작되는 순간을

노란 꽃에서 발견하곤 한다.


산수유다.

화려하지도 않고

사람들이 일부러 찾아보러 갈 만큼 유명한 꽃도 아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산수유를 보면

'봄이 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 아침 공기는 차갑다.

그런데 어느 날 길가 나무에

작은 노란 꽃들이 먼저 피어 있다.


작고 수수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그 모양새는 경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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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나뭇가지 끝에

황금색 폭죽처럼 터져 나온 꽃들이

눈이 부시게 선명하다.


겨울이 완전히 끝나기도 전에

누군가 조심스럽게

봄을 먼저 꺼내 놓은 것처럼.


그래서 산수유를 보면

괜히 마음이 조금 들뜨기 시작한다.


이제 곧 벗꽂도 피겠지.


아직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았는데

많은 것들이 시작될 것 같은 기분.


생각해 보면

사람의 마음도 닮은 듯하다.


괜히 기분이 좋은 날,

별일이 없는데도 산책하고 싶은 기분,

문득 누군가에게 연락하고 싶어지는 순간.


그런 사소한 마음들이 모여

각자 새로운 계절을 만든다.


그래서 어느 날 길을 걷다가

노란 산수유를 다시 만나게 되면

반갑게 인사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