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가쁜 나날들이었다. 평일에는 병원에서 진료를, 주말에는 전국 각지를 돌며 마냥이쁜우리맘 주인공 어머님들을 찾아뵙기 바빴다. 잠시도 숨 돌릴 틈 없이 달려오다 보니 사실 생일인 것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우리맘 어머님을 뵙고, 병원에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고 나서는 길. 갑자기 스태프들이 나를 불러세웠다.
'무슨 일이지?'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내게 한 스태프가 커다란 2단 케이크를 들이밀었다. 그제야 비로소 떠올랐다. 오늘이 내 생일이라는 사실을. 스태프들은 나를 위해 유명한 업체에서 특별히 주문 제작한 케이크를 준비했다. 다들 촬영에, 편집에 바쁠 텐데도 어떻게 시간을 내서 이런 걸 준비한 것일까. 나를 생각하는 그들의 정성에 하마터면 눈물이 날 뻔했다. 너무 고맙고 또 고마워서.
바쁘다는 이유로 이번 생일은 나조차도 기억도 못 하고 지나갈 뻔했다. 이들이 아니었다면 분명 그랬을 것이다. 평소처럼 아무 일 없이 집으로 돌아가 피곤한 몸을 침대 위로 던지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덕분에 난 이렇게나 특별한 케이크를 받고, 초를 불며 나름의 소원을 빌 수 있었다.
누군가 말했다. 소원은 누군가에게 말하거나 털어놓는 것이 아니라고. 혼자만의 비밀로 간직해야 한다고. 그러나 내 브런치를 구독하는 분들에게만이라도 이야기하고 싶다. 오늘 내가 빌었던 소원을 말이다.
나는 마냥이쁜우리맘 프로젝트가 중간에 중단되지 않고 끝까지 지속되기를 간절히 빌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나는 그간 꿈꿔오던 많은 일을 이룰 수 있었다. 전국 각지의 어머님들을 직접 찾아뵙고, 아픈 곳을 치료해 드릴 수도 있었고 생업으로 바쁜 실제 자녀분들을 대신해 의사 아들로서 즐거운 추억을 선물해 드릴 수도 있었다. 게다가 어머님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나 역시 한층 더 성장해 나갈 수 있었다. 이렇게 내게는 마치 하늘에서 내린 선물같은 마냥이쁜우리맘 프로젝트가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멈추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기를 빌고 또 빌었다.
나의 소원은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소원 성취를 위해서는 아마 나의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전국 팔도 곳곳을 끊임없이 돌아다니기 위해서는 강인한 체력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고, 또한 어머님들의 관절을 치료해 드리려면 지속적으로 연구하며 의사로서의 역량을 지금보다 훨씬 더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하늘에 빌었지만, 동시에 나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기도 한 나의 소원. 그 소원을 끝내 이루기 위해 나는 오늘도, 내일도, 그 언제까지라도 계속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