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by 도시 닥터 양혁재

회진을 돌다가 나는 깜짝 놀랄만한 소식을 듣게 됐다. 내게 인공관절수술을 받은 환자분께서 병원에 보행 워커를 기증해준다는 의사를 전하신 것이다. 병원을 운영하면서 이런 경험은 거의 처음이었다. 환자분께서 먼저 나서서, 다른 환자분들을 위해 선뜻 기구를 기증하시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이야말로 정말 흔치 않은 일이다.


나는 그 이유를 여쭈었다.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데, 어떻게 이렇게 기증을 하실 생각을 갖게 되셨냐고. 그러자 환자분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원장님이 계시는 병원은 워낙 유명한 곳이라 수술받으러 오시는 환자분들이 참 많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수술 후에, 재활 치료 과정에서 보행 워커를 사용하려면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워낙 대기자가 많기도 하고, 또 병원 측에서 그 수요를 모두 반영할 만큼 수많은 워커를 보유하고 있을 수도 없잖아요. 이러한 상황을 전달받고, 이번 기회에 좋은 일을 하자고 결심하게 됐어요. 저는 자식들에게 항상 베풀고, 나누면서 살아야 한다고 교육했었거든요. 저 역시 아버님께 그렇게 교육받으면서 컸고요. 아무리 어렵고 힘든 여건에 있더라도 항상 나보다 더 안타까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두루두루 살피고, 또 아낌없이 베풀고 나누어야 한다고 말이죠."


환자분의 말씀을 듣고 나는 깊이 탄복했다. 사실, 계획은 거창하지만 실천을 못하는 이들이 많다. 나 역시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이었으나, 뒤늦게 마냥이쁜우리맘 프로젝트를 통해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어머님들을 돕게 된 것이었고. 하지만 이 환자분께서는 자신의 계획을 망설임 없이 곧바로 이행하셨고 덕분에 많은 환자분들께서 더 이상 오래 기다릴 필요 없이 워커를 사용하실 수 있게 된 것이다.


무려 15개나 기부해 주신 환자분께 나는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드렸다. 또한 이 소식을 들은 다른 환자분들께서도 아주 기뻐하신다고, 환자분의 아낌없는 나눔과 베풂이 또 다른 누군가를 기쁘게 만들었다고. 재차 감사 인사를 전하니 환자분께서는 되려 더 민망해하시면서 "작게 나마 도움이 될 수 있어 제가 더 행복하고 기쁩니다."라고 답하셨다.


내가 아닌, 남을 위해, 이름과 얼굴도 모르는 타인에게 아낌없이 나눔을 베풀어주신 환자분께 너무 감동받았던 날.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계속 얼굴에서 그 감동의 흔적이 지워지지 않았다. 그 분을 보며 나 역시 나눔의 힘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깨닫고, 앞으로 이어질 마냥이쁜우리맘 프로젝트도 더 최선을 다해 해보겠노라 다짐했다.


워커를 기증해주신 환자분께 받은 감사함과 나눔의 힘은 전국 방방곡곡에 살고 계시는 어머님들을 살피며, 아픈 곳을 정성을 다해 치료해 드리는 것으로 갚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더 되뇌면서 이 글의 끝을 맺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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