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생님이 세상에서 제일 좋습니데이~"
나만 보면 열렬한 환호를 보내주는 분이 있다. 아침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보다, 빼어난 외모와 노래 솜씨를 자랑하는 트로트 가수보다 내가 더 좋다는 분. 늦은 시간에 방영되는 마냥이쁜우리맘 본방송도 놓치지 않고 꼭 챙겨 보신다는 분. 그분은 바로 김진숙 어머님이시다.
내가 개원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 어머님께서 찾아오셨다. 지금 살고 있는 대구에서는 마땅히 믿고 맡길 곳이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하루빨리 무릎 통증을 좀 어떻게 해달라고 간청하셨다. 검사 결과, 다행히 건강한 연골 조직이 남아있어 줄기세포치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치료 이후, 어머님은 아주 적극적으로 재활치료에 임하셨다. 얼마나 열정적이신지, 수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치료사들이 어머님을 또렷하게 기억할 정도다. 회진을 돌 때면 항상 효과적인 운동 방법을 물어보시고, 또 내가 지쳐보이는 날이면 어깨를 토닥여주시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시기도 하셨다. 또한 주변 지인들에게 병원을 소개해주시기까지 하셨다. 덕분에 많은 환자분들과 인연을 맺게 되었고, 아픈 무릎까지 치료해드릴 수 있게 됐다.
얼마 전, 다리에 고정된 핀을 제거하고, 석회가 생긴 어깨를 치료하기 위해 어머님이 대구에서 올라오셨다. 나를 보자마자, 어머님께서는 얼싸안으며 좋아하셨다. 그리고 진료에 방송 촬영으로 바빠 조금 수척해진 얼굴을 보며 걱정까지 해주셨다. 어머님의 따스한 말 한마디에, 진심이 담긴 응원에 모든 피로가 사르르 녹아내렸다.
어머님께서는 요즘 해외 출장도 곧잘 다니신다고 했다. 예전에는 무릎 통증이 워낙 심해 조금만 걸어도 주저앉거나, 우셨다고 한다. 언제나 곁에 지지할 기구를 챙겨 다닐 정도였는데, 줄기세포치료 후로는 통증이 거의 사라져 이제는 미국을 시작으로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사업도 키워나가시고, 명소들도 많이 둘러보신다고 했다. 한껏 웃으시며 전해주시는 어머님의 근황에 나 역시 뿌듯하고 기뻤다.
나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어머님께서 얼마나 심각한 상태로 병원에 오셨었는지를.
어떻게든 무릎 통증만 줄여달라고 괴로움을 호소하던 그때의 어머님이, 지금은 정말 몰라볼 정도로 건강해지셔서, 해외 각지로 여행도 다니시고 출장까지 소화하시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선생님 저는 제2의 인생을 얻은 것 같습니데이~억수로 고맙습니데이!"
구수한 대구 사투리로 해맑게 웃으시며 전하는 어머님의 고마움에 나는 하마터면 눈물이 날 뻔했다. 그러나 이내 입술을 굳게 다물어 삼키고, 이렇게 말씀드렸다.
"어머님 오히려 제가 더 감사하죠. 시술은 제가 하는 것이지만 그 이후의 노력은 어머님이 하시는 거니까요. 관리를 잘 하셨으니까 이렇게 건강해지신 겁니다."
그러자 어머님은 배시시 웃으시며, 모든 것은 내 덕분이라고 나를 치켜세워주셨다. 연신 모든 것을 나의 공으로 돌리시는 어머님의 손을 꼭 잡아드렸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어질 어머님의 멋진 삶을 진심으로 응원한다고, 언제나 마음만은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한바탕 수다가 곁들여진 회진이 끝나고, 돌아서서 병실을 나가는 길.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즐겁고 뿌듯한 마음을 담아 한 발 한 발 내디딜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