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거친 손을 잡으면

by 도시 닥터 양혁재

하늘을 비행하는 새만 봐도 웃음이 나오던,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만 봐도 미소가 번지던,

길가에 피어난 꽃만 봐도 행복함이 밀려오던,

들녘을 수놓은 보리의 물결만 봐도 즐겁기 그지없던

그 시절 당신의 손은 얼마나 희고 고왔을까요?


구슬이 굴러갈 정도로 한없이 매끈했던 당신의 손,

향긋한 꽃내음이 물씬 풍겨오던 당신의 손,

갓 태어난 아이처럼 부드러웠던 당신의 손은

이제 온 데 간 데 찾아볼 수 없습니다.


피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아픈 세월,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사,

부단히 애를 써도 자꾸만 기우는 가세 속에서

당신의 손은 예전의 희고 고운 모습은

도무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검고 주름진 당신의 손.


당신의 손을 보면, 당신의 손을 만지고 있노라면

하염없이 눈물이 납니다.


당신의 손에 힘들고 고단했던 지난날들이 고스란히 묻어있어서,

당신의 손은 그 어렵고, 가난했던 시절을 그대로 품고 있어서.


작열하는 태양 아래 한껏 검게 변한 당신의 손을 잡고,

마디마디 성한 곳 없는 당신의 손을 부여잡고,

의사 아들은 다짐하고 또 다짐합니다.


이젠 당신의 손에서

슬픔과 고통, 비통과 서러움의 흔적을 모두 지우고

행복과 즐거움, 평온과 희열을 가득 채워 넣겠다고.


당신의 손을 바라보며, 잡으며, 어루만지며,

의사 아들은 다짐하고 또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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