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긴 셔츠를 입으면 출근길에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날씨가 더워졌다. 분명 봄이 찾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이렇게 날씨가 갑자기 더워질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진료실에 들어오자마자, 찬물로 세수를 하며 열을 식혔다.
이제 여름이 다가오는 것이 실감 나기 시작했다. 더위를 많이 타는 편인 나는 사실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 이제 농번기로 접어들었으니, 모내기를 시작으로 어머님들의 농사일을 아들로서 적극적으로 도와드려야 하는데, 땀이 많이 흐르면 그마저도 쉽지 않으니 말이다. 항상 수건을 두르고, 또 수시로 시원한 물을 마시지만 한여름 뙤약볕 아래서 잠시도 허리 한번 펴지 못하고 일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아직 젊은 나도 힘든데, 어머님들은 오죽하시겠나.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 하나라도 더 끝내려고 분주히 움직이시는 어머님들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가득 맺혀있다. 옷도 이미 흠뻑 젖어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파지는 것과 동시에 초인적인 힘이 생기기도 한다. 어머님이 힘드실 바에는 내가 더 땀 흘리고 힘든 것이 훨씬 나으니까. 땀은 계속해서 비오듯 쏟아지지만, 나는 수건으로 훔쳐 가며 그것도 안 될 때는 그냥 흐르도록 내버려 두며 일손을 돕는다. 내가 부지런히 움직이면, 어머님은 조금이라도 빨리 일을 끝마치시고 집으로 돌아가실 수 있으니까.
오늘 진료가 끝난 후에는 다시 가방을 챙길까 한다. 여분의 긴팔 옷들을 밖으로 빼내고, 반팔 셔츠를 넣어두어야겠다. 뜨거운 햇빛을 막아줄 모자와 흐르는 땀을 닦을 수건도 넉넉하게 챙겨야겠다. 이렇게 여름에 대비해 완벽하게 준비하고 어머님들을 만나러 가야 더 효율적으로 그분들의 일손을 도울 수 있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