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는 카페에 홀로 앉아서

by 도시 닥터 양혁재

유난히 날이 좋았던 지난 일요일, 아내가 정성껏 만들어 준 아침을 먹고, 깨끗하게 설거지를 하고 집을 나섰다. 정말 모처럼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고 싶었다. 그리고 또 잠시 사색에 잠기고 싶기도 했고.


집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카페들이 줄지어 있다. 차를 타고 지나다니며 늘 가보고 싶었던 어느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문을 여는데 기분 좋은 커피 원두의 향이 나를 감쌌다. 얼마나 향긋한지, 나도 모르게 자꾸만 냄새를 맡게 됐다. 드립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창문이 있는 구석진 자리로 가서 앉았다.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카페 내부는 조용했다.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재즈 음악을 들으면서, 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참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었다. 정말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달려왔다. 주중에는 진료를, 주말에는 마냥이쁜우리맘 주인공 어머님들을 만나뵈었다. 그렇게, 쉬지 않고 달려오다 보니 어느덧 우리맘을 시작한 지 1년이 되었더라. 그간 정말 많은 어머님들과 많은 추억을 쌓았는데, 정작 너무 바빠서 그 추억들을 제대로 들여다볼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일요일만큼은 마냥이쁜우리맘 방송 영상을 차분하게 되짚어보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진한 드립 커피를 마시며, 그동안 여유가 없어 제대로 보지 못했던, 우리맘들과의 추억을 살폈다.


내가 한창 영상에 몰입해 있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어머님들과의 행복했던 한때를 상기하고 눈에 담았다. 서울에서 의사 아들이 왔다고 좋아하던 어머님, 내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주셨던 어머님, 어머님의 손을 잡고 밭에 나갔던 순간들, 내가 건넨 선물에 아이처럼 좋아하셨던 어머님의 미소까지...!


어머님들과의 행복했던 한때를 눈과 마음에 담으며 다시 또 활기찬 일주일을 맞이할 에너지를 얻었다. 수없이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그래서 체력적으로 힘들 수도 있겠지만, 어머님과의 추억을 되짚으며 얻은 에너지로 무슨 일이든 거뜬히 처리할 수 있으리라...!


오늘도 진료를 시작하기에 앞서 우리맘 어머님들과 찍은 사진을 살폈다. 어머님들의 미소만 봐도 힘이 불끈 샘솟는 마법을 경험하며, 나는 환자분의 성함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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