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성 - 중독성 - 의존성 - 아이고 머리야
닥터정 : 생리통이 아무리 심해도 꾹 참고 약을 웬만하면 안 먹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분들이 나한테 물어보는 게 진통제 자주 먹으면 내성이 생기지 않냐는 거야.
황약사 : 내성이라... 환자들이 말하는 내성이 도대체 뭘 말하는 걸까? 내성의 개념을 잘못 알고 있기도 하고 어떤 약이든 많이 먹으면 내성이 생길 수도 있다고 오해 한단 말이지.
닥터정 : 그러게! 생리통에 약을 아무리 많이 먹는다고 해도 한 달에 하루 이틀 정도 먹는 거라 내성이 생길 만큼의 복용량이 아니라고 설명해도, 정기적으로 약을 먹는다는 것 자체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아.
황약사 : 응. 그것도 그런데 우선 내성이라는 개념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 것 같아.
닥터정 : 내성이라는 용어를 너는 어떻게 설명을 해주냐?
황약사 :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서 약의 용량이 점점 더 많이 필요해지면 내성이 생겼다고 해. 예전에는 커피 한잔만 마셔도 밤을 새울 수 있었는데, 매일 커피를 한두 잔씩 마시다 보면 이제는 한 잔으로는 밤 새기는 커녕 잠만 잘 온다고들 하거든.
닥터정 : 여기서 포인트는 매일 한두 잔의 커피를 꾸준히 마셨다는 점인 것 같은데.
황약사 : 그렇지. 일정량을 꾸준하게 먹으면 내성이 생기게 되는 거야.
닥터정 : 어떤 약이든 꾸준하게 먹으면 다 내성이 생기는 건 또 아니잖아. 고혈압 약을 먹는 환자분 중에 혈압약은 평생 먹는 건데 내성이 생겨서 살면서 약의 용량을 계속 늘여 나가야 하는 게 아니냐고 물으시더라고.
황약사 : 약 중에서도 내성이 생기는 성분이 있고 상관없는 성분도 있어서 내성이 생길 수 있는 성분의 약들은 장기 사용을 피하기는 하지만 꼭 필요할 때는 그걸 감안해서 사용하기도 해. 사실 우리가 살면서 접하는 약들 중에 내성이 생길 수 있는 성분은 매우 적은 편이지. 마약성 진통제 부류에 들어가는 약들의 경우에 내성 걱정을 할 수는 있는데, 일반적으로는 접할 일도 없고 복용하게 된다면 의사의 판단에 의해서 처방되는 거라 처방에 따라 복용하면 돼.
닥터정 : 내 경우에는, 우리가 생리통이나 두통이 있을 때 복용하는 진통제는 대부분 내성이 없는 성분이고, 내성 걱정하느라 통증이 심한데도 참으면 몸이 받는 스트레스가 커져서 훨씬 힘들어지기 때문에 생리통이 심한 경우 참지 말고 진통제를 복용하라고 권하고 있어.
황약사 : 아, 진통제 중에서 카페인이 포함된 진통제들이 있는데 커피를 매일 꾸준히 마시고 있는 사람들은 카페인의 효과는 못 볼 수 있겠지. 카페인은 내성이 생기는 대표적인 성분이니까.
닥터정 : 음. 그러고 보니 우리가 지금 얘기하고 있는 내성과 항생제 내성의 개념이 다른데, 이것도 한번 얘기해봐야겠다.
황약사 : 항생제 내성은 완전히 다른 개념이잖아. 그건 항생제를 복용한 사람이 획득하는 게 아니라 세균이 획득하는 거고, 내성이라기보다는 '저항성'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해. 우리말로야 똑같이 내성이지, 영어로는 아예 단어가 다른데. tolerance랑 resistance.
닥터정 : 일단 하던 이야기부터 마무리하자면, '내성이라는 건 모든 약에 다 생기는 것이 아니고 내성이 생기는 약이라 하더라도 일상적인 복용량에서는 생기기 어렵다.'라고 정리하면 되겠다.
황약사: 거기서 더 복잡해지면, 설명하기가 정말 난감하거든.
오늘의 메시지
1. 약에 대한 내성과 항생제 내성은 다른 말입니다.
2. 한달에 하루 이틀정도 생리통이나 두통때문에 진통제를 복용한다고 해서 내성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3. 모든 약물이 내성을 발생시키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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