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최고시다.
닥터정 : 약 먹을 때 물이랑 같이 먹는 게 일반적이잖아?
황약사 : 그렇지. 뭐 사실 그때그때 손에 잡히는 음료수 같은 거랑 먹는다는 사람들도 있긴 하지만.
닥터정 : 커피나 우유 같은 것들이랑 같이 먹어도 되냐고 물어보는 분들도 있어.
황약사 : 음.. 대부분은 별 문제가 없기는 한데.. 간혹 음료수 성분이랑 약 성분이랑 반응하는 경우가 있기는 해.
닥터정 : 예를 들면?
황약사 : 한국에서 그다지 대중적인 음료수가 아니기는 한데, 자몽주스의 경우에 몇 가지 약물 대사에 영향을 미쳐. 대표적인 약물이 노바스크라는 고혈압약이어서 혈압약 먹을 때 과일주스랑 먹지 말라고 설명하지. 근데 자몽주스는 대중적이지 않은데, 그 왜 나나난~나나나나~ 하는 이온음료에 보면 그레이프 프루트 과즙, 이런 게 들어 있다고.. 왠지 얘도 뭔가 반응이 있지 않을까 꺼림칙하긴 하다.
닥터정 : 음. 그거 말고 다른 것도 있잖아? 예를 들면 우유?
황약사 : 요새야 쓰는 의사분들이 많이 없지만 항생제 테트라싸이클린 성분의 경우에는 우유랑 같이 먹으면 흡수가 방해돼서 효과가 줄어들지.
닥터정 : 우유나 음료수 말고도, 커피 같은 경우에 카페인 성분이 들어있는 진통제랑 같이 먹게 되면 용량이 넘어가게 될 수도 있어.
황약사 : 역시 커피 팔던 의사 출신이라 카페인부터 챙기는구먼 ㅋㅋ. 카페인은, 음... 퀴놀론계 항생제 중에 카페인이 배출되는 걸 방해해서 카페인에 의한 효과를 확 높여주기도 하거든. 아참! 퀴놀론계 항생제라 하면 환자분들이 모르지! 약 성분 이름에 무슨무슨 플록사신, 이렇게 끝나는 건데, 비뇨기과에서 요로감염이나, 아니면 호흡기 내과? 이런 쪽에서 많이 쓰고, 아무튼 여러 가지 균을 광범위하게 학살하는 그런 항생제지.
닥터정 : 니 말인즉슨! 퀴놀론계 항생제랑 커피를 같이 마셔야 커피 효과를 확실히 느낄 수 있겠군.
황약사 : 나 원참, 커피 효과 좀 보겠다고 항생제 남용을 하겠다는 말씀? 의사라는 사람이 그런 상상을 하다니. 쯧쯧.
닥터정 : 농담이야 농담.
황약사 : 농담이 아닌 거 같은데! 바리스타 자격증 있는 의사 양반이라, 왠지 진료에 응용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만! 여하튼 워낙 다양한 상황들이 있다 보니 약은 그냥 물과 함께 먹는 게 제일로 안전해. 목을 축일만큼 찔끔이 아니고, 한 컵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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