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Size 보다 Problem Size
스타트업(startup)은 말 그대로 기존에 없는 새로운 무언가를 하는 사업이다. 새롭다는 의미는 기존에 유사한 사례가 없어서 비교 불가능하기 때문에 수치로 설명하기 어렵다. 그동안 피치 덱 관련해서 만나본 여러 스타트업들에게서 항상 아쉬운 부분이 '시장 규모'다. 시장을 숫자로만 설명하려 할 뿐 숫자이면 뒤에 감추어진 혁신의 크기가 주는 감동을 놓치고 있다.
저렴하고 빠른 마차를 원하는 시장에서 헨리 포드가 자동차를 출시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자동차(정확히 말하는 'Model T")가 창출해 낼 시장의 규모(Size)를 예측하는 것이 의미 있을까? 설령 저명한 통계학자, 경제학자들이 시장을 예측할 경우 말/마차를 기준으로 한 성장수치일 것이다. 자동차 등장으로 이동수단 진화로 가져올 인류의 삶에 가져올 혁신의 크기는 없는 수치다. 말이 주류를 이루는 시대에 헨리포드 자동차사업은 시장규모로 판단하면 매우 적거나 아예 측정불가여서 하지 말아야 하는 사업이다.
스타트업이 꿈꾸는 새로운 혁신 시장은 측정할 수 없다.
창업팀에게는 시장규모를 생략한 채 피치 덱을 작성하는 것은 꺼림칙한 일이다. 그렇다고 객관적, 논리적으로 제시하기도 만만치 하는 게 현실이다. 필자가 제시하는 쉽고 간단한 해법은 숫자 number와 숫자가 지닌 의미를 스토리텔링 하는 것이다(Storytelling Over Number )
투자자가 스타트업이 제시하는 화려하고 그럴듯한 방법론(예. 페르미(Fermi) 추청)으로 시장규모를 보여주면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결코 아니다. 필자의 경우 스타트업 제시한 숫자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마 내 주변의 초기 투자자들 역시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 프라이머 엑셀레이터 권도균 대표도 자신의 저서에서 스타트업이 수치에 대한 잘못된 생각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통해서 '숫자놀음'이라는 표현으로 강력하게 경고했다.
" 5년 재무계획 같은 것은 사업의 천기와 아무 상관없는 숫자놀음이다. 엑셀 프로그램에 상상의 데이터와 몇 가지 간단한 수식을 넣어 자동으로 계산한 숫자대로 사업이 돌아갈 것을 믿는 투자자나 고객은 없다. 그것을 만든 창업자 본인도 그렇게 안 될 것을 알지 않는가?
투자자가 시장 Market에서 정말 듣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아래 실제 만나본 스타트업 피치 덱을 사례 비교를 통해서 숫자와 스토리텔링에 대한 중요성을 파악해 보자.
오른쪽 피치 덱은 Top Down 접근법이다. 공개된 통계자료 및 경쟁사 자료에서 언급하는 전체 시장규모를 기초로 해서 자사의 시장점유율을 연역적 방법으로 계산하는 방식이다. 오른쪽 자료를 보면 연도별 그래프, 통계자료, 인용출처 등이 그럴듯해 보인다. 하지만 해당 통계자료는 스타트업 아이디어가 출시전에 작성된 것으로 우리 사업과는 무관한 수치, 즉 가짜 통계(Fake Statistics)다.
왼쪽 피치 덱은 bottom up 접근방식으로 Top down 보다는 수고스러운 방식이다. 시장의 비효율 등으로 인해서 불편함을 지닌 고객중심의 귀납적인 접근이다. 이 방식은 시장보다는 개별 고객단위의 세부 변수를 꼼꼼하게 찾아서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밝히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시장의 실체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스타트업이 현장에서 보고 듣고 얻는 노력을 통해서 얻는 결과물이다. 진정한 투자자라면 이런 이야기를 듣고싶어한다. 고객이 지닌 불편함의 정도 Problem Size를 발견하고 이를 스토리텔링 한 후에 Top-down 숫자는 부록수준으로만 다루어도 충분하다.
피칭 시크릿 시장규모 해결책 #
막연한 시장규모는 잊어버려라, Problem Size로 충분하다
Data Is Great — But It's Not a Replacement for Talking to Custom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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