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고객 선택 프레임워크
아래의 내용은 Harvard Business School의 Robert Simons가 기고한 'chossing the Right Customer' 내용을 토대로 필자의 견해를 추가한 내용임을 미리 밝힙니다.
모든 기업은 전략이 고객 중심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B2B 시장에서 '고객"을 언급할 적에는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기업 자체를 고객으로 인식해서는 안된다. 기업과 기업 내부에 속한 소비자, 공급업체, 소매업체, 심지어 R&D와 같은 내부 부서까지 기업 가치 사슬에 있는 여러 주체로 확장해서 고객을 정의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때로는 B2B 시장에서 고객 정의가 희미할 때 관리자는 초점을 잃는 경향이 있으며 기업은 자신이 누구에게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명확하게 정의한 경쟁업체에 취약해진다.
다른 어떤 정의에 따르면 고객은 매출과 상관없는 경우도 있다. 거대 제약회사 머크(Merck)의 가장 중요한 고객은 자사의 약품을 이용하는 환자 user도 아니고 이를 처방하는 의사 buyer 도 아니다. 머크는 전 세계 연구소 및 대학에 근무하는 연구 과학자들을 핵심 고객(primary customer)으로 삼았다.
Merck사 비즈니스 모델을 이해하면 왜 연구 과학자들이 진짜 고객인지 알 수 있다. Merck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대기업과 바이오 스타트업에게서 바이오 기술을 라이센싱 아웃(Licensing Out)을 중개하는 역할로 기술 사업화로 라이센싱 수입의 혜택을 받는 대상이 과학자이다. 즉, Merck사 입장에서 수익원을 창출하고 수익의 혜택을 제공받는 Payer가 과학자이기 때문이다.
핵심 고객의 정의가 다르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Merck사 비즈니스 모델에서는 자사가 보유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들이 기초 연구를 수행하고, 논문을 펴내며, 각종 학술회의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등 마치 대학의 과학자들처럼 행동하도록 장려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그 목적은 이를 통한 획기적인 합성물의 발견, 그리고 머크의 영업ㆍ마케팅 그룹에 의한 상품화다.
심지어 이 회사는 연구중심 대학 같은 구조로 이뤄져 있다. 즉 강력한 연구개발부서가 조직의 핵심을 이루면서 회사 자원의 대부분을 지원받는, 단순하고 기능적인 조직 구조를 갖췄다.
많은 기업들은 모든 관계자들을 고객으로 취급하면서 위험을 회피하려
한다.
이는 매우 잘못된 생각이고 생존 편향 오류이다.
대부분의 기업 관계자들은 머크처럼 고객의 범위를 좁게 정의하려 하지 않는다.
특정한 고객 집단만을 핵심 고객으로 선정하지 않음으로써 경영진은 나쁜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를 어려운 선택을 피하고자 한다. 특히 급속히 성장하는 새로운 시장에서 이런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 더욱이 다수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가치사슬 내 '모든 파트너들을 고객으로 대하면 내부적 협력과 대응력이 향상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스스로를 ‘고객 중심적’이라고 생각하는 기업들도 하나의 핵심 고객을 선정하지 않으면 이내 고객 중심적 비즈니스에서 멀어지게 된다는 사실을 망각한 행동이다.
야후(Yahoo)와 구글(Google)의 서로 대비되는 운명을 살펴보자. 야후는 자사만의 독점적인 콘텐츠를 제공하는 광범위한 인터넷 포털로 시작했다. 이 회사는 사용자 유치를 위해 저널리스트들을 고용해 흥미 위주의 이야기를 쓰게 했고 야후 금융, 야후 무비, 야후 스포츠 같은 유용한 서비스를 개설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야후의 경영진은 소셜 네트워크, 제품, 미디어, 광고 등 다수의 부가적인 사업으로 회사 자원을 분산시키기 시작했다. 그 결과 검색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했으며 웹사이트는 혼란스럽고 산만해졌다.
이때 구글이 업계에 뛰어들었다. 처음부터 구글은 기술을 중시하는 사용자들,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고 이를 적용할 수 있는 구글의 역량을 알아보는 사용자들에 중점을 뒀다. 머크와 마찬가지로 구글은 전문기술자와 공학자들에게 회사 자원(그리고 명예)의 상당 부분을 할당했고 이들에게 마음껏 혁신할 자유를 줬다. 사업 전반에 걸친 목표는 검색, 안드로이드(Android), 지도 등 어느 분야에서건 세계 최고의 기술을 만드는 일이었다. 이처럼 초점이 명확한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 및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구글은 경쟁이 치열한 이 업계에서 야후를 빠르게 뛰어넘었다.
가장 중요한 고객은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하는 고객이 아니라
비즈니스에서 가장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고객이다.
요점은 핵심 고객(‘핵심’이라는 말을 특히 눈여겨보라)을 전략적인 선택이 비즈니스를 명확히 규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아마존(Amazon)이 좋은 사례다. 아마존은 성격이 매우 다른 네 종류의 고객을 상대한다. 소비자, 판매자, 기업, 콘텐츠 제공자다. 어쩌면 당신은 아마존이 이 네 고객 집단을 똑같이 중시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이 회사가 선정한 핵심 고객은 ‘세계 최고의 소비자 중심 기업이 되는 것’이라는 자사의 유명한 강령 안에 분명히 나타나 있다. 아마존은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데 최대한의 자원을 투입한다. 이 때문에 판매자나 콘텐츠 제공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다(아마존 플랫폼에 상점을 개설한 판매자들이 더 많은 전산 자원의 할당을 요구하며 아마존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일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흔들림 없는 소비자 중시 정책에 힘입어 아마존은 프라임 무료배송 서비스, 상세한 상품평(부정적인 평가 포함), 도서 미리 보기, 경쟁사의 더 저렴한 제품 목록 제공 등 다양한 혁신을 이뤄냈다. 이런 방식들은 근본적으로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아마존의 다른 사업영역에 해가 된다는 비판이 잦았다. 그러나 이 회사가 내린 선택은 가장 중요한 결과들을 가져왔다. 바로 최고의 고객 충성도와 높은 주식 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