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칭 Pitching
사업가의 그릇에 담긴 말들을 이해하는 과정
오늘은 나 자신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약 3년간 여러 스타트업 대상 피치 덱 코칭을 하면서 발견된 사실이 있다. 참여한 기업들이 보여주는 태도가 '소신'과 '고집'으로 분명하게 구분된다는 것이다.
소신과 고집의 차이
코칭을 통해서 발견된 부족한점 혹은 아쉬운 부분을 이야기한 경우 적극적인 답변과 주장으로 담당코치를 설득하는 소통은 소신이다. 제대로 된 소신은 참신하고 감동을 불러온다. 반면, 코치가 언급한 특정 부분에 대해서 빨리 수긍해서 상황이 종료되었다고 생각했으나, 다음 미팅에서 전혀 반영되지 않는 경우는 고집이다. 면전에서는 충분히 이해한 척 하고 코치를 속인 셈이다. 단기간 이루어지는 코칭이여서 코치로써도 더 이상 뭐라고 강요하기도 어렵다.
출처 : 다음 웹툰 '이태원클라쓰' 2화 중피치 덱 문서를 만드는 과정에서 '소신'과 '고집'의 결과가 피칭 Pitching에서 투자자에게 어떻게 보일 것인가?
그동안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고자 하였으나, 코칭에 참여한 기업이 피칭하는 모습을 볼 수 없어서 영원한 미결로 남겨두고 잊어버렸다. 그런데 22년 우연히 시작한 '코어피칭연구회'를 진행하면서 위 질문에 대한 답변을 찾아냈다.
'코어피칭연구회' 진행방식은 기존 멘토링/코칭이 선호하는 일대일 방식이 아니다. 한 명의 스타트업을 위해서 6-7명이상 코치들이 참여하는 그룹코칭이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23년 1월까지 이어질 정도로 참여하는 스타트업 및 코치 모두가 만족해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 명칭을 살롱이라는 분위기에 적합하다고 해서 '살롱코칭'으로 명칭 했다.
살롱코칭은 피칭 15분을 포함해서 1시간 이상 진행된다. 1시간 동안 질문과 답변이 오고 가는 과정에서 '소신'과 '고집'이 어떻게 나타나는가를 보게 되었다. '소신'과 '고집'의 차이가 구분되는 기준은 투자자의 언어와 생각을 이해하고 답변하는 태도다.
우리 회사와 비슷한 사업모델을 가진 다른 경쟁사는 없나요?
이렇게 매력적인데 아직까지 다른 기업이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위에 있는 질문은 피칭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동일한 질문에 대해서 창업자가 '소신'있는 답변과 '고집'있는 답변은 어떻게 다를까? 아래 두 가지 답변은 지난 1년간 살롱피칭에 참석한 스타트업이 답변한 내용을 각색해서 정리한 내용이다. 1번과 2번 둘 중에 어디가 소신이고 고집인가?
#1. 유사한 사업모델을 가진 경쟁사를 언급하고 경쟁사가 지닌 장점과 단점도 이야기한다. 향후 시장 트렌드
변화하는 특정 시점에는 우리 사업모델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충분한 논리를 근거 있는 수치로 제시한다.
#2. 경쟁사를 비교하면서 특정기능을 중심으로 우리는 있지만, 다른 회사는 없는 기능을 중점적으로 부각한
다. 향후 시장 트렌드와 무관하게 우리만이 보유한 기능(제품 혹은 서비스)이 전체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
는 논리로 마무리한다.
엄밀이 보면 1번과 2번 모두 맞는 답변처럼 보인다. 하지만 관점을 바뀌서 보면 2번은 창업가의 관점에서만 시장을 해석하고 있다. 내로남불식 '고집'스러운 해석이다. 1번의 경우 현재보다는 향후 변화되는 시장 트렌드에 우리 사업모델이 적합하다는 논리가 투자자관점 해석에 가깝다. 현재보다는 미래 비전에 가치를 두는 '소신'에 가깝다.
피칭에서 '소신'과 '고집'을 구분하는 기준은 하나다.
투자자의 언어와 생각으로 전달했는가이다.
창업가가 투자를 유치할 때는 투자자의 언어와 생각을 이해하는 것이 기본이다. 자신의 제품과 사업아이디어를 파는 데만 몰두한다면 '고집'이다. 상대방이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고민과 사고의 과정은 깊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자 피칭은 단순이 준비된 자료(피치 덱)의 내용만을 보는 자리가 아니라, 창업가가 바라보는 사업 그릇이 어디까지인가를 확인하는 자리다.
사업은 사업가의 그릇만큼 성장한다.
-교세라 창업주 이나모리가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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