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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콘텐츠 큐레이터 ONE May 20. 2024

시장은 분석이 아닌 해석이다(2)  

최종 산물물이 더 이상 산업분류 기준이 아니다

인공지능 솔루션 펄핏 perfitt 사례
 인공지능 솔루션 ’펄핏Perfit’은 시장 규모 수치와 의미를 잘 활용한 사례다. 피치 덱 내용을 보면 시장규모에 대해서 온라인 신발 유통시장에서 반품비용 15조원 시장규모를 언급했다. 15조원 반품비용 시장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조사별 신발 사이즈 불일치로 인식하고 고객단위로 시장을 재정의했다. 신발반품 시장규모(15조)를 신발 사이즈로 어려움을 겪는 개별 고객 문제의 크기로 재해석했다. 펄핏이 제공하는 개인별 발 사이즈 정보로 반품문제 개선을 원하는 신발 매장, 커머스플랫폼 사업자. SNS 포털 등 구체적인 고객을 열거하면서 펄핏 엔진 수요처는 15조원 시장에 속한 고객인 점을 확인시켜준다.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gWbrHv3CsmE


시장 해석을 돕는 투자자 질문

고객 문제 크기가 곧 시장의 크기라는 생각을 하려면 다음과 같은 질문을 스타트업에게 던져야 한다. 수치가 아닌 고객의 문제 크기를 파악하는 질문을 통해서 스타트업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시장기회를 발견해야 한다.


Is the problem Unworkable (how painful):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가?

문제로 인해서 발생하는 고객 고통의 크기를 파악하는 질문이다. 불완전한 비즈니스 프로세스가 조치되지 않아서 누군가에 측정 가능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제조사별 신발 사이즈가 달라서 온라인 커머스 시장에 신발 반품율 줄어들지 않고 지속되어왔다. 반품율 원인은 제조사와 고객간의 신발사이즈 정보 불일치를 해결할 수 없는(Unworkable) 상태였다. 펄핏은 이러한 문제를 시장기회로 인식한 것이다.


Is fixing the problem Unavoidable? (how necessary): 문제해결이 불가피한가?

고객 문제가 주로 거버넌스 또는 규제 통제와 관련돼 있는지 파악하는 질문이다. 예를 들어, 중대재해처벌법이 통과되면서 사고안전을 위한 사전교육여부를 법적근거로 활용하기 위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법률적인 의무사항은 피할 수 없는 것으로 고객이 해당 분야에 속했다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높다.


Is the problem Urgent? (how time sensitive): 긴급한 문제인가?

해결하고자 하는 고객 문제가 고객의 최우선 순위에 해당되는지를 파악하는 질문이다. 예를 들어 ESG 경영과 관련된 문제와 연관되었다면 기업에서 적극적인 검토와 투자가 가능할 것여서 초기 시장형성이 쉬울 것이다.


2. ‘최종 산출물 중심 산업분류가 정답이다’는 잘못된 믿음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기존 산업 경계가 무너진 현대사회에서 업종분류로 해당 비즈니스를 설명하기에는 벅차다. 이처럼 경계가 흐릿해진 빅블러(Big Blur) 현상은 시장해석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나이키의 경쟁 상대가 닌텐도’와 ‘갤럭시S 스마트폰 경쟁자가 코카콜라’라는 말도 안되는 경쟁관계가 지금 말이 되고 있다. 

나이키-닌텐도, 갤럭시S-코카콜라 모두 산업분류상 결코 경쟁관계가 아니다. 하지만 시간과 재미라는 고객 관점으로 연결하면 나이키와 닌텐도가 경쟁자가 된다는 해석이다.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서 야외활동을 자주하게 되면 닌텐도 게임할 시간이 줄어들게 되어서 판매량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그러나 보여지는 제품과 서비스를 기준으로 시장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제품/서비스 자체가 시장이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관점을 가진 투자자들은 종종 최종 산출물을 통해 기업의 정체성을 규정한다. 그리고 최종 산출물의 형태가 속한 표준산업분류 방식을 선형적으로 따라가며, 스타트업 제품/서비스도 이러한 분류 중 하나에 속할 것으로 생각한다.최종 산출물로 산업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시도는 보이지 않는 혁신적인 시장의 크기를 알아볼 수 없게 된다.


피트니스계 넷플릭스 펠로톤 Peloton 사례

펠로톤은 트레드밀 운동기구와 운동코칭 콘텐츠를 제공하는 피트니스 스타트업으로 팬데믹 기간 중 빠른 성장을 했다. 재밌는 점은 펠로톤은 스스로를 '넷플릭스의 경쟁자'라 부른다. 눈에 보이는 자전거, 트래드밀 등 하드웨어를 판매하지만, ‘더 뛰어난 성능 하드웨어’에 집중하는 제조업이 아니라 새로운 운동 경험을 제공하는 콘텐츠에 집중했다. 펠로톤이 제공하는 콘텐츠 종류는 1만개 이상이고 헐리우드 수준 스튜디오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면 펠로톤 CEO 역시 미국 최대 서점 체인 반즈앤노블스의 전자상거래부문 사장을 지낸 콘텐츠 전문가다. 

펠로톤이 넷플릭스를 경쟁사로 인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자신들이 제공하는 제품을 기준으로 업을 해석하지 않기 때문이다. 펠로콘 장비를 구입하는 진짜 이유는 운동을 효과적으로 하는 것에 있으며, 운동을 도와주는 다양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구독 서비스 회사가 넷플릭스이기 때문에 경쟁사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  



시장 해석을 돕는 투자자 질문들

스타트업이 인식하지 못한 핵심을 찾아내고, 고객에 대한 다른 관점의 재정의, 미처 인식하지 않는 시장기회를 파악하고 새로운 가치 창출 경로를 발견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투자 전문가의 역할이다. 스타트업이 보여주는 제품/서비스 최종 산출물이 제공하는 흐름을 따라가지 않고 투자자가 새로운 시장 해석을 위해서는 어떤 질문을 해야할까? 


우리 회사와 동일한 고객, 유사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략집단은 누구인지?

경쟁사 인식 범위를 확인하는 질문이다. 이미 알려진 경쟁사를 열거하기보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범위까지 경쟁자 범위를 확장해서 주관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전략집단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략집단은 블루오션에서 시장의 경계를 허무는 Six Framework에서 나온 개념으로, 창의적인 시장해석을 파악하는 데 유용하다. 예를 들어 On Demand 목적은 모바일을 통해 고객의 요구를 신속하게 충족시키는 것이 특징이다, On Demand 관점에서 보면 배달의 민족(음식), 쿠팡(생활용품), 쏘카(자동차) 산업은 다르지만 전략적으로 유사한 그룹이다.


우리 회사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업의 정의, 비전) 

업의 정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인하는 질문이다. 이때 단순히 산업분류표가 아니라 업의 본질과 특성에서 출발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회사 이름만 가린다면 어제 봤던 다른 스타트업 피치 덱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동어반복이라면 업에 대한 해석이 아니다. 


아쉽게도 스타트업조차도 업의 정의, 비전을 투자유치와 무관한 남의 일로 여긴다. 필자가 보기에 가장 강력한 업의 재정의는 고객 재정의와 연관된다. 기존 고객이 아닌 미처 알지 못하는 새로운 고객을 발견하는 회사야말로 업의 재정의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것이며 바로 투자자가 가장 찾고 싶은 기업이다.

Wii은 닌텐도가 게임시장에서 비고객인 여성과 가족을 신규고객을 발굴을 목적으로 만든 제품으로,게임 시장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였다. 우버가 완성차 제조회사보다 기업가치가 높은 이유는 자동차산업 고객군(면허증 보유)보다 더 많은 새로운 고객군을 확보하고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새로운 업(공유경제)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시장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석이 먼저다. 즉, 문제를 제대로 해석해야만 해결 가능하다. 수치와 데이터로 이루어진 시장분석은 현상을 보여줄 뿐 해석된 내용이 아니다. 해석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에 투자자가 시장을 해석하려면 능동적인 질문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숨겨진 시장 기회, 시장 가치가 보인다. 

올바른 시장 해석에 도움이 될, 질문의 방향성 몇 가지를 정리 해보았다. 잘못된 믿음에서 벗어나 올바른 시장 해석이 가능한 투자자가 되는데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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