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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콘텐츠 큐레이터 ONE Feb 03. 2020

골목식당에서 발견한 사업 레시피

익숙함에 가려진 본질



출처 : 백종원의 골목식당 공식홈페이지 캡쳐


음식(요리)을 주제로 다루는 TV 프로그램들의 인기가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일시적인 트렌드를 넘어서 방송국의 시청률 상승에 없어서는 안 될 일등공신 되었다. 음식(요리) 관련 프로그램 유형도 먹방 수준을 넘어서 예능과 다큐멘터리 등으로 다양화되면서 지상파 및 케이블 방송국들은 서로 유사한 형태의 요리 콘텐츠를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이 중에서도 필자가 관심 있게 보는 프로그램은 ‘골목식당’이다. 음식업계의 타노스로 불리는 백종원 대표가 어려움을 겪는 골목 식당에게 노하우 등을 전수하는 프로그램이다. 내용을 보면 ‘골목식당’은 예능인지 아니면 소상공인을 위한 다큐멘터리인지 헷갈릴 정도로 콘셉트가 모호하지만 시청률은 여전히 높다.




‘골목식당’의 인기비결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첫 번째 인기의 비결은 당연히 백종원 대표일 것이다. 솔직한 표정, 거침없는 노하우 및 구수한 말솜씨로 식당의 사장님들을 설득하는 백종원 대표는 예능인 수준 이상이다.

다른 비결은 식당 사장님과 백종원 대표 간의 식당 활성화 방법을 놓고 벌어지는 예기치 않는 갈등과 해결이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상황이다.


 ‘골목식당’에서 벌어지는 드라마틱한 상황은 단지 식당에서만 일어나는 일일까? 자세히 보면 가정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대화에서도 이런 상황이 존재하고, 회사에서 직원과 대표 간 대화에서도  나타나는 매우 공통적인 현상이다. 그래서 ‘골목식당’이 많은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필자가 활동하고 있는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골목식당’과 유사한 상황이 매 순간 반복되고 있다. 매거진 제목을 ‘골목식당에 찾은 사업 레시피’로 정한 이유이다.


‘골목식당’에는 다양한 유형의 식당 사장님들이 등장한다, 부부 식당, 아들과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 부모님에 물려받은 식당 등 어느 정도 식당 경력이 있는 분들이 프로그램에 등장한다.

이들 식당 사장님들은 신청 목적은 오로지 가게 활성화이다. 그래서 모두들 제작진과 백종원 대표가 제시하는 특별한 레시피와 해결책을 무척 기대한다.


그런데 이들 모두가 제작진이 제시하는 해결책에 대해서 무조건 환영하지 않는다. 각각 상반된 다른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고집스럽게 주장하는 사장님들부터 작은 조언에도 메모까지 하면서 조언을 적극적으로 흡수하는 사장님들까지 천차만별의 유형들을 보게 된다.


특히 오랜 시간 동안 장사 경험을 지닌 사장님들의 경우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어서 쉽게 새로운 레시피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심지어는 자신들이 생각한 장사의 문제점과 제작진이 제시한 해결책이 다를 경우에는 쉽게 동의하지 않는다.


주목할 만한 것은 프로그램 회차가 반복되면서 식당 사장님만 다를 뿐 비슷하게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 필자는 이러한 이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해석을 갖게 되었다.



바로 익숙함 때문이다. 
익숙함에 젖어서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출처 : SBS 골목식당, © 톱스타뉴스


‘골목식당’ 횟집 사장님 편에서 나온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횟집은 처음 들어서면 곰팡이 냄새와 찌든 식당의 냄새가 역겨워서 가장 큰 문제점이 청결하지 못한 것이었다. 제작진 역시 식당의 기본인 청결함과 신선한 재료의 중요성을 해결책으로 제시했지만, 식당 주인은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그 이유는 횟집 식당 주인은 오랫동안 일하면서 정작 곰팡이 냄새에 익숙해 버린 점이다.  익숙함에 젖어서 문제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기 어렵게 된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익숙함에 젖어들 때 나타나는 현상 : 확증편향


문제점에 익숙할게 될 경우 나타나는 식당 사장님들 반응 유형이 있다. 처음에는 제작진이 제시하는 해결방법을 수용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 그러나 일정 시간이 지난 후 기습방문을 해보면 원래 그대로 방법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앞에서는 듣는 척하지만 뒤로 돌아서면 다시 제자리로 간 것이다.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이 상황이 이해가 안 되고 분노가 느껴질 것이다. 가게를 활성화하는데 매우 합리적인 선택임에도 불구하고 왜 거부하는 것일까? 심리학, 인지과학에서는 합리적 판단을 저해하는 이런 현상을 아주 오래전부터 연구해왔다.  ‘확증편향’이라고 부를 정도로 보통 사람 모두가 해당되는 보편적인 현상이다.


‘생선회 때문에 식당에 손님이 오지 않는다’고 믿는 횟집 사장에게 제작진이 식당의 기본인 청결함을 아무리 강조해도 무시해 버리기 쉽다. 특별한 생선 횟감 조리법 등 레시피만을 듣고 싶을 뿐, 그 외에 자기 신념에 빠져 그와 반대되는 증거들을 한 귀로 듣고 흘려보내게 된다. 이런 현상이 바로 확증 편향이다.


자기 사업을 하는 창업가들에게는 확증편향이 더욱 위험하다. 한 연구에 의하면 평범한 사람보다 자기 사업을 하게 되면서 확증편향 현상이 더욱 심화된다는 주장도 있다. 필자가 현장에서 경험하는  대표적인 스타트업의 확증편향 사례가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디어'와 '누가 봐도 좋은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현상이다.


자기중심적으로 아이디어를 바라보게 되는 확증편향에 빠지게 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사례를 통해서 다음 회차에서 좀 더 살펴보겠다. 



다음글 : 골목식당에서 발견한 사업 레시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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