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함에 벗어나기 위한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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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디어’
혹은, ‘누가 봐도 좋은 아이디어’가
사업가에는 왜 치명적일까?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디어는 경험을 지닌 창업자에게서 주로 발견된다. 해당 분야를 잘 알고 있거나 혹은 관련 기술(비법)을 보유하고 있어서 아이디어에 대한 스스로 확신이 다른 창업자에 비해서 높다.
아이디어 대한 높은 신념으로 인해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현상을 자주 보게 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도 좋아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이유로 ‘누군가는 반드시 내 아이디어를 구입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두 가지 생각에 사로잡히게 되면서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잊어버리게 되는 확증편향에 빠져든다.
골목식당 프로그램에서 등장하 어느 가게가 있다. 식당 주인은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요리 레시피를 너무 신뢰한 나머지 손님들의 무반응 및 남편의 쓴소리까지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 결과 매일 준비한 음식재료를 소진하지 못해서 버리게 되거나 다음날 재활용하게 되면서 신선도마저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결국 심각한 경영난에 이어지게 되고 문제 원인을 엉뚱한 곳에서 찾는 모습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꼈다.
‘자기 사업을 하는 창업가들에게
익숙함은 매우 위험한 현상이다.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되고,
듣고 싶은 것만 듣으려고 한다는 점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도 좋아할 것’이라는 현상은 우리나라 골목식당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세계 최고의 대학인 MIT에서 발간한 ‘스타트업 바이블’ 에서 용어만 다를 뿐 비슷한 의미로 '차이나 신드롬 china syndrome '으로 소개하고 있다. 창업자들이 ‘차이나 신드롬’과 자기만의 생각에 빠지게 되는 숫자놀이 함정에 벗어나라고 강력히 경고한다. ‘차이나 신드롬’이 왜 치명적인지 알아보자.
예를 들어 중국시장에 칫솔 사업을 준비하는 회사가 있다. 13억 명의 중국 칫솔 시장에서 0.1퍼센트만 장악해도 큰돈이 될 것이어서 신규시장 대신 큰 시장을 진입한다는 가정이다. 그럼 이 논리를 따라가 보자. 잠재고객은 중국 인구 전체인 무려 13억 명이다. 중국에 칫솔을 팔아 첫해에 최소한 0.1 퍼센터의 고객을 확보한다면? 한 명당 1년에 세 개씩 사면 390만 개에다 개당 1달러에 판매할 경우 연매출이 390만 달러에 달한다. 계산방식으로 전혀 틀림이 없다.
그러나 중국 내 여러 유명회사 브랜드를 제쳐두고 우리 회사 칫솔만을 살 거라고 가정하는 사실에 대한 설득력 있는 근거가 빠졌다. 한 명의 고객을 확보하기 직접 발로 뛰는 경험 대신 기존 시장, 기존 고객을 그대로 우리 고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런 잘못된 전제로 이루어진 말 그대로 사업을 숫자로만 만들어 내는 것이 차이나 신드롬의 함정이다. 골목식당 식당 주인이 내가 만든 레시피가 좋기 때문에 누군가 반드시 구입할 것이라는 자신만의 착각이 바로 차이나 신드롬이다.
누가 봐도
좋은 아이디어를
왜 피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 이전에 과연 대성공을 거둔 아이디어들은 처음부터 누가 봐도 좋은 아이디어였을까?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초기부터 발 빠르게 투자한 전설적인 벤처 투자자인 마크 앤드리슨 Marc Andreesen은 스타트업 아이디어에 대해서 이렇게 조언한다. 스타트업 아이디어는 대부분 초기 정체불명으로 미친 것(Insane)처럼 보인다.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일수록 평범한 사람 눈에 안 보일일뿐더러 사람들이 전혀 의식하지 않는 나쁜 아이디어(Bad idea)라고 조언한다. 즉 Bad Idea가 세상을 바꾸는 아이디어이다.
누가 봐도 좋은 아이디어는 절대 피해야 하는 아이디어다.
만약 누가 봐도 좋은 아이디어라면 이미 대기업 신사업부에서 시작했을 것이다. 대기업이 돈 되는 확실한 아이디어를 스타트업을 위해서 그냥 남겨놓을 리가 없다. 이미 알려진 시장으로 대기업, 중견기업과 스타트업이 동시에 싸워야 한다. 당연히 자본, 인력면에서 부족한 스타트업은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망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누가 봐도 좋은 아이디어는 결국 신생기업에게는 망하는 아이디어이다.
나쁜 아이디어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사례가 에어비앤비 Airbnbn다. 에어비앤비는 창업 후 약 1년 반 동안 주변 지인 및 벤처투자자들조차 의심할 정도로 나쁜 아이디어였다. 그 당시 미국에서도 모르는 사람을 자기 집에 들이는 발상은 아무도 동의하기 어려운 매우 나쁜 아이디어 bad idea다.
에어비앤비 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는 대학교 강연에서 ‘주변에서 그만두라는 말을 수없이 들었다고 한다’고 회고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고통의 시간을 보낸 에어비앤비는 7여 년 만에 33조 기업가치를 지닌 글로벌 기업이 되었다. 나쁜 아이디어로 시작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국내 최고의 성공사례인 배달의 민족도 사업 초기 음식업 사장님들이 외면한 보통 이하의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이처럼 현재 성공한 기업 대부분 시작은 나빠 보이고 성공과는 거리가 멀게 보이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확증편향의 오류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업 레시피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디어’ 혹은 ‘누가 봐도 좋은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게으름 때문이다.
기존 방식을 고수하고자 하는 게으름으로 새로운 변화를 소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변화에 대한 의지와 노력을 피하고자 하는 변명 차원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디어 혹은 누구나 좋아하는 아이디어’가 성공할 것이라는 자기 합리화 모순에 빠져든다.
이러한 확증편향의 오류에서 벗어나기 위한 레시피를 제안하고자 한다.
레시피#1 : 아이디어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아이디어는 사업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첫 출발점이다.
그러나, 아이디어의 초기 모습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디어는 내용(content)이 아니라 사물의 본질과 핵심을 파악하는 통찰력의 결과물이다. 통찰력은 단시간 내 이루어지는 학습의 대상이 아니라 불편한 시간과의 싸움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남들이 간과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숨은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는 과정이 아이디어 속에 담겨 있는지가 중요하다. 통찰력은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사고의 전환을 통해서 키워지는 것이다.
아이디어는 사업화 과정에서 얼마든지 변경 가능하다. 섣부른 판단보다는 아이디어를 꾸준히 키워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레시피 #2 : 고객 중심적으로 생각을 이동해야 한다
확증편향을 벗어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는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열린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다. 아이디어도 경우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아이디어일지라도 고객 입장에서는 다르게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특히 돈을 지불하는 고객은 사업의 결정적인 요소이다. 좋은 아이디어일지라도 고객이 외면하게 되면 결국 망하게 된다. 자기중심적인 생각에서 성공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주체인 '고객 중심으로 관점을 이동'해야 한다. 고객중심으로 관점을 이동하게 되면 그동안 보이질 않았던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될 것이다. 올바른 방향으로 생각을 이동하게 되면 다음과 같은 긍정적인 보답을 얻게 된다.
고객이 겪고 있는 불편한 점, 새롭게 원하는 점이 보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