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는 개를 키우셨다. 할아버지의 개가 새끼를 낳았다는 소식을 들으면 나는 할아버지 댁에 갈 때까지 부모님을 졸라댔고, 귀여운 강아지들이랑 노는 것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했다. 어린 시절 내가 먼저 할아버지 댁에 가자고 하는 이유는 항상 강아지들 때문이었다.
일 년에 한 번씩, 복날이 오면 할아버지는 키우던 개를 잡아서 가족들과 함께 몸보신을 목적으로 드셨다.
어렸을 적의 나는 어른들의 대화에서 "개고기"라는 말을 들어버렸고, 그 순간 이후로 나는 죽어도 개고기는 안 먹는다며 울고 불고는 했었다. 그때, 나는 그 개고기가 할아버지가 키우던 개라는 사실도, 할아버지가 남자 어른들과 직접 개를 잡았다는 사실도 알지 못했다.
이제 할아버지는 더 이상 개를 키우지 않으신다.
그리고 내가 항상 바라고 바라던 강아지를 키우게 되었다.
그 작고 사랑스러운 생명체를 우리 가족으로 맞이하고 우리는 함께 놀고, 울고, 웃고, 행복했다.
아빠는 우리 집에 강아지가 들어온 이후에 개고기를 더 이상 드시지 않는다고 했다.
현재 한국의 반려인은 네 명 중 한 명 꼴이라고 한다.
그 사람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개고기를 먹을까. 아니, 먹을 수 있을까.
어떤 개는 반려동물이고, 어떤 개는 식용견이라고 하는 기준은 누가 맘대로 지어낸 걸까.
한국에서 개고기를 먹는 사람의 수는 매우 적으며, 이미 우리나라 안에서도 개고기를 먹는 것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개고기 먹는 것을 멈추는 사람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고, 틀린 것을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2018년, 평창올림픽을 맞이하여, 다시 한번 한국의 개고기 식습관은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인 스키선수 구스 켄워시가 한국의 개농장에 찾아가 그 개들을 구해주기 위해 농장과 개들을 전부 구매했고 그 개들은 미국과 캐나다로 데려간다고 했다.
개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가 한 일에 대해 나도 개들을 구해준 건 고맙게 생각하고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평창과 다른 도시에서 우리 한국 사람들도 개고기 먹는 '문화'와 개고기 농장의 철폐를 위한 시위를 했다.
나도 내 나라 사람들이, 아니 모든 사람이 개고기를 먹는 것에 반대하고, 개고기 농장이 철폐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한국사람들의 반응이다.
한국의 개고기 농장이, 개식용 농장 철폐를 위한 시위가 진행 중인 것이 외신에 알려진 것이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했다. 선조들의 잘못된 습관을 인지하고 후손들이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이 왜 부끄럽고 창피하다는 것일까, 나는 우리가 이 주제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더 많이 알리고, 고치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대단하고, 칭찬받아야 마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잘못된 습관을 외면하고 계속해서 저지르며 잘못을 모르는 일이 훨씬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 아닐까.
언제나 이 주제에 꼭 따라오는, 그러면 왜 개고기는 반대하면서 소, 돼지, 닭고기는 먹냐는 의견들.
거기에 꼭 따라붙는 비아냥거림과 말싸움.
"개고기는 절대로 안 먹어! 근데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는 미안한데 맛있어. 먹으려고 키우는 동물이니까 괜찮아." 내가 그랬었다. 그게 나였다.
어떤 개들은 반려동물이고 어떤 개들은 식용으로 태어나고 길러지는 게 아니듯이, 그 어떤 동물도 인간이 먹기 위해 태어나지 않는다. 우리가, 그리고 개가 죽기 싫어하는 것과 똑같이 소, 돼지, 닭들도 죽고 싶지 않다. 그들은 다 똑같은 생명이다.
이제 나는 개, 고양이와 소, 돼지, 닭, 양등 다른 사람이 먹기 위해 사육당하는 동물들을 다 같은 생명들로 보기 때문에 이런 서양인들의 지나친 한국의 개고기 식습관에 대한 관심과 참견을 이해할 수가 없다.
몇 년 전, 영국의 배우가 서울에 와서 개고기를 먹는 한국 사람들에게 시위를 했다.
한국에 시위를 하러 왔다던 루시아 바버는 "푸아그라는 거위를 강제로 배 터지게 먹여 간을 병들게 하고 그 간으로 만드는 요리인 반면, 한국에서 개들은 묶여서 고문을 당하고 배가 갈리고 살아서 끓는 물에 들어간다. 죽이는 방법면에서 개고기가 더 잔인하다." 고 말했다. 라니, 지금 본인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줄 알고나 있는 것인가?
중국에서는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개를 죽도록 패서 잡아먹는 개고기 축제를 했고, 서양에서는 인간의 미각의 즐거움을 위하여 거위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고통을 주어 간을 빼먹는 푸아그라라는 음식을 먹고, 어미소에게서 빼앗은 송아지를 근육이 자라지 못하게 움직이지 못하는 좁은 우리에 가두어, 어미소의 젖은 커녕 연한 살을 위한 사료를 먹이며 사육한 다음 송아지 고기로 즐기며, 영국은 광우병의 최초 발생지이다.
누가 누구한테 뭘 가르치겠다고?
역사적으로 그리고 지금도 서양사람들은 동양사람들보다 더 많은 양의 육류와 유제품을 소비하며, 푸아그라, 송아지 고기를 비롯한 더 많은 잔혹한 짓거리들을 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너네가 더 잔인해 라고 말하는 바버 씨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우리 인간들은 모두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모든 동물들은 다 똑같이 음식이 아닌 우리의 친구이고, 모든 생명은 존중받아야 한다.
나는 개를 사랑해서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모든 동물들도 개들과 똑같은 생명이다.
이제 더 이상 동물들이 사람들의 욕심 때문에 죽거나 고통받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동물들 안에는 개와 고양이뿐만이 아니라, 소, 돼지, 닭, 양, 거위 등 모든 동물들이 포함된다.
사람이 먹기 위해 태어나거나 존재하는 동물은 없다. 모든 동물들은 사람과 똑같이 가족과 친구들이 있고, 우리랑 똑같이 행복하게 살다가 죽기 위해 태어난다.
사람은 동물을 먹지 않아도 죽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