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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지수 Oct 20. 2022

[태국] 여행 2주 차

기내식에 별 기대하지 않는데 타이항공 동양 비건 기내식은 생각보다 맛있어서 놀랐다.


태국은 불교국가이고 해피카우로 봤을 때 비건 식당이 많아서 ‘비건 천국’일 거라 막연히 생각했는데 또 그런 건 아니었다. 비건 식당이 많은 건 맞지만 그걸 찾아다녀야 하는데 길거리에 널려있는 음식은 대부분 동물이 들어간다. 아주 많이... 길을 걷다 보면 머리까지 붙어있는 닭이 걸려있고, 시장에는 돼지머리가 있으며, 고양이들 목에 방울을 달거나 줄을 묶어놓고, 기찻길 옆엔 삼삼오오 모여서 닭싸움을 하는 남자들이 있었다.


비건 식당에 가면 대체육을 많이 접할 수 있다. 태국 음식은 대체로 양이 적은 편이다. 곱빼기를 시키려면 ‘피셋’이라고 하면 된다. 양이 적고 가격도 저렴하니까 메뉴를 한 두 개 더 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두 명이 메뉴 하나씩 시키고 채소볶음이랑 밥 한 공기를 더 시켜서 나눠먹으면 만족스럽다.


태국에 오기 전엔 팟씨유가 브로콜리 간장 볶음 쌀국수인 줄 알았는데 여기 와서 몇 번 시켜보니 두꺼운 생쌀면에 간장과 채소 특히 케일을 볶은 요리였다. 생쌀면은 보관이 건면보다 어려워 태국 밖에서는 많이 본 적이 없다. 태국에선 팟씨유를 먹을 수 있을 때마다 주문할 계획이다. 쫄깃쫄깃 짭조름한 것이 아주 입맛에 잘 맞는다.



길거리 음식이 대부분 논 비건이지만 과일을 쉽게 살 수 있는 건 정말 좋다. 길을 걷다 보면 바로 먹을 수 있게 잘라진 온갖 과일과 주스를 살 수 있다. 신선한 코코넛워터를 산 다음 숟가락을 가지고 다니며 속을 파먹는 것도 좋다. 종종 소젖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코코넛 아이스크림도 팔고, 코코넛 밀크와 전분으로 만든 간식도 판다.


이미 태국여행을 했던 친구들이 전수해준 팁! 노란 바탕에 빨간색으로 ‘쩨’라고 적힌 깃발을 찾아라. 쩨가 비건이라는 뜻이라 깃발을 발견하면 비건 식당이다. 한자로 ‘채’라고도 쓰여 있다. 나중에 태국 사람한테 들었는데 ‘쩨’라고 하면서 닭알을 먹거나 새우를 먹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상세 설명을 하면 더 좋다고. 구글 번역기에 ‘no meat, no fish, no egg, no milk’를 돌려 폰 배경화면에 해놓고 보여주면 다들 잘 알아듣는다.

불교국가인 태국의 사람들은 채식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이 기본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우리가 비건이라고 말하면 담담히 그렇구나 하고 잘 챙겨주신다. 태국 사람들 대부분은 친절함을 넘어 조금만 친해지면 눈물이 날 정도로 다정하고 천진난만하고 행복한 사람들인 것 같다.


사람들 대부분이 영어를 아주 잘 하진 않아도 조금씩은 한다. 가끔 영어를 아주 잘하는 사람들이 있고 관광지를 벗어나면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구글 번역기를 사용하고 손짓 발짓을 하면 어찌어찌 통한다.


안녕하세요 – 싸와디 카~(캅)* 여자는 끝에 카, 남자는 캅을 붙인다.

고맙습니다 – 캅쿤카~(캅)

맛있어요 – 알로이~

네 – 차이~

아니오 – 마이~

좋아요 - 사바이~

저는 비건입니다 – 낀 쩨~

한국사람 – 콘 까올리~


요 정도랑 구글 번역기로 잘 다니고 있는데 태국어를 좀 더 외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자꾸 사람들이 께 께 이러길래 알았다는 뜻 같기는 한데 번역기에 아무리 께 해도 게이라고만 나와서 태국 사람한테 물어봤더니 오케이라는 뜻이란다. 태국말 너무 귀여운 거 아니냐고요.






+ 더 많은 여행사진은 인스타그램 @veganmeejisu 스토리에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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