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잡식동물이 아니다.

by 미지수

나는 사람이 잡식동물인 줄 알았다. 사람은 고기를 먹어 단백질을 섭취함으로써 건강을 유지해야만 하는 줄 알았다. 사람이 동물의 살점을 먹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그 동물들에게는 약간 미안하지만, 사람이 먹기 위해 키워진 동물들 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기를 구울 때면 거부할 수 없는 맛있는 냄새가 풍겼고, 맛이 있었고, 내 몸의 영양보충을 위해서 꼭 필요한 식품인 줄로만 알았다.


거의 매주, 아니 어떤 때는 매일 고기가 들어간 음식을 먹었다. 텔레비전에서는 고기고기 노래를 불러대고, 치킨 1인 1닭을 외치고,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이제 식탁에 고기반찬이 없으면 무슨 맛으로 밥을 먹나, 고기로는 삼시 세 끼도 먹을 수 있다고, 나는 육식동물이라고 장난스럽게 이야기하곤 한다.


육식동물.

진짜 육식동물들이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대부분 그들은 며칠 동안 사냥에 실패해, 쫄쫄 굶어 배가 고픈 상태까지 간 뒤 마침내 사냥에 성공한다. 그리고는 또 며칠 동안은 사냥을 하지 않는다. 내레이션에 그들은 배가 고플 때에만 사냥을 한다고 했다. 그들은 죽지 않기 위해서 육식을 한다.


진짜 육식동물들은 사냥을 할 수 있는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납작하게 몸을 숨겨 재빠르게 먹잇감을 사냥한 후, 그 자리에서 혹은 안전한 곳으로 먹이를 끌고 간 다음,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먹잇감의 시체를 뼈만 남기고 생으로 살점을 찢어 꿀꺽꿀꺽 삼킨다. 하지만 사람은 도구 없이는 그 어떤 동물도 죽여서 먹을 수 없으며, 우리에게는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도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에, 소나 말 등 초식동물들은 어금니를 사용해 풀을 잘근잘근 씹어먹는다.

그리고 사람 엄마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한다. "얘야, 꼭꼭 잘 씹어서 먹어. 체할라."


우리와 가장 비슷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영장류도 대부분의 영양소를 주로 과일에서 얻고, 아주 적은 비율로 곤충을 잡아먹는다고 한다.


사람은 정말 잡식동물일까?


나는 사람이 잡식동물이라는 생각에 의심을 해 본 적이 없었다.

잡식이라 하면 육식과 채식을 둘 다 할 수 있는 동물이라는 것인데, 과연 내가 도구 없이 사냥을 해서 내 이로 먹잇감의 털가죽을 벗겨 그 살점을 뜯어먹을 수 있을 까라는 생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역겨워진다. 나는 동물을 죽이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조리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고기는 만지기도 싫은데 어떻게 입안에 넣을 수 있을까. 나는 못하겠다. 차라리 죽을 때까지 과일을 먹으면 먹었지.


한 친구는 그랬다. 사람이 불이라는 것을 발견했고, 그것을 사용할 수 있으니까 우리는 생으로 먹지 못하는 것을 먹을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인간의 기술이 발전한 것이라고. 하지만 육식을 하기에 너무 약한 위산을 가진 인간은 소화제를 먹어서 동물의 살점의 소화를 도와야 하며, 육식을 하기에 너무 긴 장을 가진 인간은 동물의 살점 속의 콜레스테롤을 흡수해버린다.


그렇지만, 우리가 생고기를 먹을 수 없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달걀 껍데기에는 살모넬라 균이 있을 수 있으니, 만 진 뒤 꼭 손을 씻으세요.

생고기에는 박테리아와 기생충이 있으니 꼭 잘 익혀서 드세요.

이 말은 생고기가 더럽다는 말이잖아. 우리는 왜 그 더러운 것을 굳이 익혀서 먹는 것인가.


동물의 시체는 그의 죽음과 동시에 부패를 시작한다.

부패가 진행 중인 동물의 죽은 시체를 우리는 열광하며 소비한다.

심각한 고기중독을 앓고 있는 우리들.

그리고 오직 인간의 혀끝만을 잠시 즐겁게 하기 위하여 매일같이 살해당해 고기로 팔려나가는 수억 마리의 죄 없는 동물들.


나는 도대체 어딜 봐서 사람을 잡식동물이라고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겨우 우리에게 송곳니가 있기 때문이라고 하기엔 대부분의 성인들을 보면 그 송곳니가 다 갈려 남아있지 않고, 그 작은 송곳니로는 동물을 물어 죽일 수도, 시체의 가죽이나 살점을 찢을 수도 없다.


우리는 이상하다. 신체구조상 완벽하게 초식동물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기를 먹지 않으면 단백질을 섭취할 수 없기 때문에 결핍증에 걸린다던가, 힘이 없고, 말라깽이가 될 것만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게 마치 본인의 생각인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스님들이나 전 세계에 많은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들은 단백질 결핍으로 죽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은 아주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그와 반대로, 실제로 죽어나가는 건 우습게도 고기를 먹는 사람들이다. 육류와 유제품 등 동물성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사람의 혈관에 쌓이고 쌓여 나중에는 혈관을 막아버린다는 무시무시한 콜레스테롤. 동물성 식품에 들어있는 포화지방, 호르몬, 항생제, 방부제와 발암물질들.


"우리가 먹기 위해 동물들을 죽인다면, 그들의 살 속에 포함된 인간에게 절대 필요하지 않은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으로 결국 그들은 우리를 죽일 것이다." - 윌리엄 로버츠


육식은 사람을 죽인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수의 사람을 죽이는 것은 육식이다. 테러보다, 비행기 추락이나 전쟁보다, 혹은 그 모두를 합친 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죽어나가고 있다.

우리가 믿는 대로 육식을 하는 것이 우리의 건강에 좋다면, 우리는 왜 이런 결과를 마주하고 있는 것일까.


사람은 잡식동물이 아니다. 육식동물은 더더욱 아니다. 우리는 식물식이 가장 잘 맞는 동물이다.

우리 몸은 육식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오로지 사람이 먹기 위해 동물을 키우는 것은 탐욕일 뿐이며,

그 동물들은 살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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