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8월 27일
아침 강아지 산책을 하면서 문이 열려있는 떡집에 들어가 어제부터 먹고 싶었던 찹쌀떡이 있는지 물어봤다. 찹쌀떡은 물론 내가 좋아하는 개피떡까지 있었다. 떡볶이 떡, 흑임자 인절미까지 네 가지 떡을 사 왔다. 개피떡 네 개, 찹쌀떡 세 개를 먹었다. 개피떡 안에는 하얀 앙금 대신에 팥 앙금이 들어있었다. 찹쌀떡은 달달하고 쫀쫀했다.
두유기에 콩이랑 물을 넣고 두유를 만들었다. “삐삐 삐삐” 완성되었다는 소리가 나면 코드를 뽑고 뚜껑을 닦는다. 날도 더운데 바로 거름망에 넣으면 너무 뜨거워서 일단 조금 놔둔다.
친구와 영상통화를 했다. 친구는 엄마랑 같이 김말이를 먹을 거라고 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친구들을 직접 만나기가 어려운데 이렇게라도 조금 답답한 마음이 풀린다.
코로나와 기후위기는 인간이 초래한 재앙이기 때문에 인간들이 노력하고 실천하면 또 해결할 수도 있는 문제이다. 하지만 그럴 마음을 가지는 사람의 수가 아직은 많이 부족하다. 그리고 실천이 마냥 쉽지만은 않기도 하다. 면 마스크를 빨래하는 것이 ‘귀찮다’고, 제대로 착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지만 ‘성능이 더 좋다’고 믿기 때문에 오늘도 일회용 마스크를 사용하고 버린다. 코로나 때문에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자가용을 더 많이 이용하게 된다.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먹고, 더 많은 일회용품 사용으로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든다. 더 덥기 때문에, 더 습하기 때문에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에어컨을 사용한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이웃집 아저씨가 그 집에 있던 우리 집 물건을 몇 가지 가져오시면서 떡을 한 박스 사다 주셨다. 안에 팥 앙금이 들어있는 막걸리 발효 떡이다. 오늘은 떡의 날이다. 전통 떡은 대부분의 경우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다.
조금 식은 두유를 거름 주머니로 걸렀다. 비지는 강아지가 먹었다. 자기가 먹고 싶을 때는 먹고 먹기 싫으면 안 먹는다. 전부는 아니고 절반 정도 먹고 그만 먹는단다.
우리 동네에는 목요일마다 시장이 열린다. 오늘은 목요일인데 태풍예보 때문인지 목요시장이 열리지 않았다. 장터에 가면 새로운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는 장보기가 가능하다. 장바구니와 집에 있는 비닐봉지를 가져가서 재활용한다. 장터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직접 농사를 지은 작물을 가져오신 할머니한테 가서 부추와 깻순을 샀다. 깻순이 한 다라에 이천 원이었다. 농약도 안치고 키우셨단다. 그 옆에 과일장수한테서 사과 만원 어치를 샀다. 자두 한 알을 주셨다. 아침에 사과를 하나씩 먹는 것을 좋아하는 데 사과 철이 끝나고 점점 신선한 사과도 구하기 어렵고 값도 자꾸 비싸져서 대신 복숭아를 먹었는데 사과가 다시 나오고 있다. 다음 주에는 꼭 딱딱한 복숭아를 사 먹어야지.
집에 돌아와서 부추 볶음밥을 해 먹을까 하다가 날이 너무 더워서 그냥 밥에 부추를 잘라 넣고, 매실장아찌를 잘라 넣고, 호박씨, 해바라기씨, 땅콩 분태, 간장소스를 넣고 비벼서 먹었다. 비빔밥은 뭘 넣고 만들어도 맛있고 간편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