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유독 눈썰미가 좋긴 하지만, 내가 아이와 몇 편을 반복해서 봐도 몰랐던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일단이 애니메이션은 악어의 가정사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확인한 에피소드에서는 한 번도 없었다). 연출이 다른 동물 가족들과 다른 것도 아니다. 워낙 호흡이 경쾌해서, 유심히 보지 않으면 지나칠 정도로 자연스럽다.
아이는 다양한 가족으로 이뤄진 친구들을 만나고, 더 넓은 직업의 세계를 탐구하며 나와는 다른 것을 보고 배울 것이다. 같은 것을 보아도 나와는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르게 행동할 것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거늘, 이제 고작 3년 차 초보 엄마는 벌써부터마음이 헛헛하다.
대신 한 가지 다짐을 해 본다.아이가 조금 더 커서 자신의 가치관을 얘기하기 시작할 때, 마음을 다해 귀 기울이겠다고... 아이의 세상에 함께 들어가 살지는 못하더라도, 그 세계에 종종 초대받는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내가 살아온 세상과 다른 아이의 세계를 만날 기회, 정말 멋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