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UMIGING Jul 28. 2022

어렴풋이 알고 있던 난임의 조짐

난임과 직장생활, 그 딜레마 1

결혼 전 부터 임신이 쉽진 않을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현재 남편이자 가장 친한 친구 같은 사람이 6년 전엔 남자친구로서 난소 물혹 제거 수술을 받으려 들어가는 내 옆을 지켜줬다.


복강경 수술로 난소 물혹을 제거 하는 도중, 뜻밖에 자궁내막증 증상이 발견됐다고 한다. 다행스럽게 그 부분까지 말끔히 처치하고 내 배는 잘 봉인됐다. 그땐 얼떨결에 수술중 진단받고 처치까지 끝나 의식하지 못했지만, 난 난임의 가장 흔한 원인중 하나인 자궁내막증 환자 였던 것이다.


의료계에 종사해서 이미 이런 부분에 있어 결과를 훤히 잘 아는 남편은 고맙게도 결혼 준비하면서 여러번 먼저 말해 주었다.

"혹시라도 우리가 애를 못가져도 난 전혀 상관없어"

그때까지만 해도 젊은 우리에게 과한 걱정이라며 가볍게 웃어넘겼지만, 지금에 와서야 '난임'이라는 두 글자를 실감한다.


이렇게 아기가 안생길 수 있나?

매달매달 놀라울 지경이다.


하지만 내가 글을 쓰게된건 단순히 난임 때문만이 아니다. 임신은 바라고 있으나 임신은 안되고, 언제 임신될지 모르지만 임신됐을 때의 환경은 준비시켜 놓고 싶고. 이 딜레마가 내 식생활, 약복용, 여가생활, 직장생활, 이직고민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직도 우리 부부는 난임 치료 과정 중에 있고, 나는 여전히 커리어 고민에 폭풍같이 감정을 소모하고 있다.

내가 겪었던 일들과 고민을 차근차근 풀어, 같은 경험을 하고 있을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공감형성의 장이 될 수 있다면, 이 여정이 조금은 보람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다.


작가의 이전글 코로나 시대에도 연애는 한다 (7)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