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피 마사지를 받고 있었다.
엄지 손가락이 이마에서부터 머리를 가로질러 갔고, 잠시 멈춰섰다가 양쪽으로 머릿결을 타고 내려갔다.
그 움직임이 반복되다 보니 명확한 잔상이 되어 남았는데 어쩐지 정수리를 지나지 않았다.
몇 가지의 원인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 잘못된 촉각 인지와 나의 오해.
두 번째, 나의 뇌는 좌뇌와 우뇌의 반절을 정확히 구획하지 못하였다.
마지막, 손이 잘못 움직였다.
마지막 항목이 마지막인 이유는, 가장 마지막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거울이 없는 나보다야 다른 사람이 더 정확할테니까.
이것이 정답이라고 우겨볼 여지도 없다.
나는 답을 확인할 수 있는 길조차 없는데.
나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는 착각, 환상.
나만은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는 착각, 환상.
제일의 마지막에 나를 가장 잘 아는 것은 오랜 시간 내 옆에 있었던 사람일테고,
나는 영원히 나를 모를테지.
그 사람과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생각할 뿐.
이 유착관계를 묘사해줄 사람이 있기를 바랄 뿐.
눈을 감은 채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