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뉴욕에서 경험하고, 관찰한 것들
홈피트니스라는 단어는 이미 익숙하다. 그러나, 매일 혹은 주기적으로 집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그리 익숙하게 들리는 이야기는 아니다. (아니 이미 많은데, 내가 모르는 것일수도 있다.) 수 년 전부터서도 건강을 위하여 꾸준한 운동을 해야한다며 헬스장 혹은 체육관에 갈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 간단한 집에서의 맨몸 운동을 위한 다양한 콘텐츠가 소개 되어 왔다. 점점 더 강력한 플랫폼이 되고 있는 유투브에서의 운동 가이드, 운동 인스트럭터 / 인플루언서 채널들은 늘어나고 있으며, 구독자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기본적인 스트레칭부터, 요가, 명상, 맨몸운동, HIIT 프로그램, 다이어트 챌린지 등 유명한 채널의 영상 조회수가 상당한 것을 보면, 다들 정말 집에서 운동을 하나보다 싶기도 하다.
이미 유니콘 반열에 오른 미국 홈피트니스의 최강자인 펠로톤과 이제 막 최근 제품 런칭을 한 Mirror 및 Tonal 를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체험도 해보았다. 결론적으로는
집에 이 홈피트니스 기기 중 한 두 개가 있으면 너무나 좋겠지만,
이 도구들을 통해 집에서만 운동을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분명히 주변 헬스장 혹은 클래스패스를 통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즐기게 될 것 같다.
나는 그랬다. 나는 실제 현장에서 모두가 함께 소리치고 땀을 흘릴 때의 열정을 좋아하고, 그 곳에서 느껴지는 가쁜 호흡,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 그리고 실제 물리적인 하이파이브와 같은 진짜 에너지 교환을 원하는 사람이라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한국에는 이 세 가지 제품 모두 체험이 불가능한 상태라서 한국인들의 정서에 이 제품들의 경험이 어떠할지는 너무나 궁금하지만, 나는 그랬다. 홈피트니스 시장은 어떻게 진화할지, 미국에서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이 시장이 한국 시장에서는 어떤 변화를 만들어갈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1. 펠로톤 (Peloton)
실내용 "고급" 자전거라고 생각할 수 있으며, 22인치 터치 스크린이 있다. 많이 탔던 자전거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실제 사이클용 신발을 신고, 락을 해서 타야한다는 측면에서 프로페셔널해보였다. 자전거의 스크린 화면에서 보여지는 경험은 나만을 위한 아이패드 정도로 상상해볼 수 있겠다. Guest mode 가 있어서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이 체험용으로 해볼 수도 있고, 회원 가입을 하면 나만의 계정에서 나의 운동 모드, 데이터 (운동량, 현재 랭킹, 심박수 등) 를 다양하게 보면서 운동할 수 있다.
나의 경우 뉴욕에 위치한 Peloton Studio 에서 클래스를 체험했다. 바로 아래 이미지의 장소다. 예약은 ClassPass 를 통해서 하였고, 이 곳은 제품 체험 및 판매를 하는 매장이며, 동시에 내부의 스튜디오를 통해서 스피닝 클래스들을 진행 중이다.
ClassPass 앱은 다음의 화면으로 보여지며, 나는 이 중 가장 인기많은 강사 중 한명인 Ally Love의 수업을 수강했다. 앱 내에서 볼 수 있듯이, 과거에 스피닝 수업을 통해 Peloton 이 유명해지고, 성장을 했다면 현재는 러닝 (펠로톤 트레드밀도 따로 판매하고 있다. 역시 큰 스크린을 부착한), 요가, 스트렝스 트레이닝 등 모든 영역의 콘텐츠를 구독형 모델 (subscription model) 로 구성하여 성장 중이다. 앱 내에서 나의 운동 시간, 칼로리 소모량, 다른 사람들 대비 나의 랭킹 등이 직관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수업은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모두가 하나가 되어 소리도 지르고, 에너지를 뿜으며 열정적으로 운동을 하였고, Ally Love 강사 또한 마치 운동 강사가 아닌, 우리의 삶을 이끄는 리더처럼 보여졌다. 본 스튜디오는 영화 촬영장처럼 실시간 라이브로 방송과 동시에 진행되는 수업이었고, Ally의 우리를 향해 외치는 메시지와 돌아가는 카메라를 향해 외치는 메시지는 엄청난 프로다움이 느껴졌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도 괜찮다. 오늘 이 시간에 운동을 나온 여러분 스스로를 칭찬해주자." 이런 동기부여 메시지를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실제 운동 후, 인스타그램에서 찾아본 그녀의 계정은 @allymisslove 23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가지고 있었고, 본인의 사업도 하며, TEDx 강연도 하며, 아디다스 글로벌 앰버서더이기도 한 사람이었다. 다음 번에 또 수강하고 싶은 마음을 듬뿍 가지고 나왔으나, 실제 한국으로의 shipping 은 어렵다고 한다 아직.
Peloton
* 가격 : $2400불 내외 + 월 $39 구독료
2. 미러 (Mirror)
뉴욕으로 가기 전부터 너무나 체험해보고 싶었던 제품이다. 2018년 실제 제품이 선보이기 전에 이미 $13M 이상을 투자받은 회사이며, 댄서 출신이며 하버드 출신의 여성 CEO의 기업이기도 하다. 또한, 홈피트니스를 표방하는 그 어떤 것보다 "진정한 인테리어" 로서의 완성도가 있으면서도, 출시 전 제품 소개 메시지는 설득력있고, 실현될 수 있다면 홈피트니스의 진정한 미래라고 생각될 정도였다.
2019년 제품 출시 이후, 그리고 2020년 1월 내가 뉴욕 Mirror 샵에서 그 제품을 만났다. 이미 또 다른 $34M 이상의 투자가 클로징된 상태이기도 하였으며, 매장에는 평일 오후 시간인데도 나 말고도 여러 명의 사람들이 Mirror 를 체험하고 있었다.
Mirror 는 나의 기대보다 더 거울 같았다. 화면이 꺼저있으면 누가봐도 거울이었다.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켜면, 시원한 full 스크린 화면에서 운동 가이드, 커다란 아이패드를 조작하는 정도의 심플한 UI 를 가지고 있었다. 운동은 시간, 강사, 운동 부위 등으로 filtering 해서 이미 기 저장된 커리큘럼을 따라할 수 있으며, 향후에는 라이브 스튜디오 형식의 콘텐츠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역시, 한국으로의 shipping 은 불가능하다며, 혹시 구매 후 shipping 을 알아서 처리할 수 있으면 구매는 해도 된다고...
실제 체험은 내가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인지 아직은 좀 부족해보였다. 나의 움직임을 인식한다거나, 나의 행동을 카운팅한다거나 (그런 것도 되는 줄 알았는데) 하는 것은 없었고, 아주 커다란 iPad 로 내가 원하는 운동 커리큘럼을 따라하는 정도. 그러나, 분명히 엄청나게 강력한 홈피트니스 플랫폼, 모든 개개인의 향후 운동 기록 데이터의 거대한 집결체가 될 가능성이 높은 제품이었다. 참, 최근에 룰루레몬이 Mirror의 투자에 함께 하며, 향후 Mirror X Lululemon 의 스페셜 클래스 콘텐츠를 낼 계획이라고 한다.
Mirror
* 가격 : $1,495 (기계) + 월 $39 구독료
3. 토나 (Tonal)
Mirror 를 검색하다가 토나를 알게 되었고, 우연히 첼시마켓에서 토나를 또 만났다. 꼭 체험해봐야지 하고는 뉴욕에 있는 동안 in-person demo 를 신청했다.
매우 친절한, Tonal를 만들기 위해 초기 아이디어 단계부터 같이 만들었다는 (무료 8년간) 직원의 친절한 설명으로, 오른쪽 사진에 보이는 저 오른쪽 매트가 높여있는 그 Tonal 에서 무려 30분간 체험 클래스를 해 보았다. 코어 운동 프로그램으로 선택하였고, 미러와는 다르게 양 옆에 나와 있는 arm 모양의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영상이었다. 또한, 웨이트를 증량하기 위하여 무언가를 하기 보다는 설정 값에서 쉽게 바꾸면 최대 200파운드까지의 중량을 느낄 수 있다.
Mirror 보다 가격은 더 비싸고, 조금 더 운동기구 같다. 웨이트 기구들이 사이드에 있으며 다양한 도구, 손잡이를 부착하여 운동할 수 있다. 가장 신기했던 부분은 세팅 변경을 통해 각 arm 당 웨이트를 올리고 내리고 하는 경험이 굉장히 쉽고 부드러웠다. Mirror 가 조금 더 body weight를 이용한 맨손 운동을 가이드한다면, 위 기술을 통해 Tonal 는 실제 gym의 웨이트 공간에서 할 법한 다양한 동작들을 해볼 수 있다고 느껴졌다.
현재 판매 트렌드 및 수량이 긍정적이며, 앞으로의 방향을 굉장히 기대하는 눈치였다. 그리고, 그가 이야기해주기를 현재는 운동을 좋아하는 여유가 있는 개인, 일반 gym에서 공간의 유니크한 콘텐츠를 위한 구매들이 모두 많다고 한다. 이 제품 또한 향후에는 Live 콘텐츠를 준비하여, Peloton 과 같은 커뮤니티, 실시간 운동 바이브 등을 만들어내겠지 싶다.
Tonal
* 가격 : $2,995 (기계) + 월 $49 구독료
Peloton, Mirror, Tonal 를 모두 만져보고, 수업도 들어보고, 체험을 해봤다. 홈피트니스 미래를 내가 한 번 미리 체험하고 온 느낌도 들면서, 미국인들이 바라보는 운동이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삶 속에서 내 삶을 더 가치있게 느낄 수 있고, 내 삶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그 반드시 필요한 그 무엇 같았다. 운동은 내 삶의 일부분이고 필수이기에 gym이나 studio에 가서 하기도 하지만, 바쁘거나, 내가 외모를 남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경우, 이와 같이 홈피트니스 기기들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도 있겠다. 그리고, 그 시장은 매우 큰 것 같다.
한국에서 어린 시절 내가 느꼈던 운동은 남자 아이들이 주로 하는, 그리고 남자다움을 자랑하는 것으로 기억이 많이 된다. 그 속에서 내가 축구를 하고, 농구를 남자아이들보다 더 열심히 하니 약간은 시기와 주목?을 받기도 했었지만 말이다. 한국 여성들에게 운동은 다이어트를 위한 것 정도였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다. 다행히 요즘의 모습은 많이 바뀌었다. 한국의 운동도 몸과 마음을 같이 고민하는 것, 더 건강하고 긍정적인 삶을 살기 위한 그 무언가로 바뀌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운동하며 함께 땀 흘리고, 옆의 동료들과 외치는 파이팅은 내 삶을 더 가치있다고 느끼게 하며, 실제 그렇게 만든다. 그리고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