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뉴욕에서 경험하고, 관찰한 것들
뉴욕에 도착한 첫날. 나의 뉴욕에서 10일간 여정의 목적은 다양한 웰니스 라이프스타일 탐방이기에 시차에 치일 새가 없다고 느꼈다. 장시간의 비행에서 오는 피로에 눈을 감고 잠들어버리면, 순식간에 2일이 사라져 버릴 것 같은 느낌.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다양한 운동 및 클래스를 one-time으로 수강할 수 있는 Class Pass 앱을 다운로드하였다.
Class Pass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겠지만, 우선 가입부터 첫 클래스 예약 및 참여까지 아주 부드럽게 이어졌다. 아래의 Exhale Nomad 지점의 Barre 클래스는 나의 첫 도전.
Barre 클래스는 한국인들에게 아직 익숙하지 않다. 나도 사실 처음 경험해보는 수업이었다. 일반적인 GX 룸의 구조와 비슷하게 생긴 곳에서 진행하며, 2-3면의 벽이 Barre로 세팅되어 있다. 내가 수강했던 클래스는 아래 이미지와 같이 요가 매트, 요가 스트랩, exercise 볼을 함께 가지고 진행했다. 뉴욕에서의 첫 수업이기도 하고, 긴장도 한 나머지 사진은 한 장도 못 찍었다.
(이미지 출처)
게다가 행운인지 불행인지, "오늘 오후 1시 30분 Barre 클래스, 수강생이 1분밖에 안되어서, Private class가 될 거예요~~ 혹시 부담스러우면 다음에 수강하셔도 되고, 어때요?"라고 리셉션 직원이 이야기했다. 오 마이 갓! 사실 엄청 긴장이 되기도 했고, 이제 막 비행기에서 내려서 옷을 갈아입을 참인데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러나, 의지를 가지고 "Yes, I will take the class today."라고 이야기했다. 이런 기회에 프라이빗 클래스도 들어보지 하는 긍정적 생각을 가지고. 50분간 진행되는 클래스는 정말 힘들었다. Barre 클래스 이제 안 듣고 싶다 할 정도로! 클래스 구성을 기억해보자면
<대략적인 클래스 순서>
10분간의 전신 스트레칭
20분 간의 미세 근육 반복 운동. 요가 매트 위에서의 미세한 근육들을 하체, 코어를 중심으로 아주 조금씩 반복적으로 움직이며 마치 "근육이 쪼아지는 것처럼?" 진동 운동을 가이드해주셨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묘사를 해보자면, 요가 매드에 앉아 몸을 V 자로 만든 상태에서 발을 포잉하고, 작은 원 10번 그리고, 반대로 10번 그리고, 위아래로 미세하게 또 움직이고, 그 상태에서 코어 미세 움직임 또 10번 끝없는 10번의 미세 진동 운동 느낌. 계속 카운팅을 해주심.
15분 정도의 barre와 스트랩, exercise 볼을 활용한 또 다른 미세 근육 반복 운동. 강도는 오히려 더 높아졌고, 또 다른 여러 개의 동작들을 반복하게 가이드해주셨다.
5분간의 마지막 스트레칭
(무엇보다 강사가 나만 보고 수업을 진행하니, 미세한 실수도 지적하며, 끈질기게 나의 최대치까지 끌어내기 위해 노력을 해주셨다........)
이번 Barre 수업은 "미세 진동 반복 운동"으로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 될 수 있을까? "미세" 진동 반복 운동일지라도 이름과 다르게 이 클래스를 통한 칼로리 소모 및 운동량, 근육의 자극 정도는 꽤나 큰 수준이었다. 운동이 끝나고 나서는, 감사합니다! 선생님 다음에 또 올게요를 하고는 "I will never come back to this class while I stay in New York."이라고 생각했다는.
피곤함, 그리고 동시에 뿌듯함을 느끼며 샤워를 했다. 미국 운동 공간에서의 샤워룸은 웰니스 측면에서 또 다른 관찰 대상이었다. 가장 신기했던 점은 한국에서는 굉장히 많은 곳들이 샤워장, 락커는 기본이고 조금 좋다! 싶은 곳을 가면 히노끼 사우나, 탕 문화가 있다. 그러나, 이 곳은 나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해두고, 멤버쉽 가격도 꽤 비싼 것에 비해 딱 심플하게 샤워 락커 부스만 있었다. 앞으로 10일간의 뉴욕 여행 중, 이 부분도 한 번 관찰해봐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자, 이제 나가려던 찰나. Exhale은 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Spa가 함께 있었다. 짜잔! 오늘 뉴욕에 도착해서 몸은 피곤하고, 시차 적응은 과연 잘 될까 걱정스럽기도 하고, Barre 클래스는 내 예상보다 훨씬 피곤하고 힘겨웠다. 이제 가서 "아직 지금 시간이 낮이니, 절대 잠들면 안 돼! 꼭 밤에 잠들어야 시차 적응이 되는데" 하는 생각을 하며 나가는 와중, Spa라는 로고와, 리셉션에서 "수업 어떠셨나요? 향후 클래스 계획과 스파 프로그램도 한 번 보셔요."라는 말은 "Spa까지 받으면 온 몸의 피로가 싹 풀릴 거예요. 진정한 휴식!"이라고 해석되었다.
그래! 웰니스 탐방에서 Spa의 경험도 빼놓을 수는 없지 하면서,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되었다. Exhale의 브랜드는 2005년 뉴욕에서 시작된 브랜드로, 현재는 미국 전역에 약 28개 곳 정도에 브랜치를 가지고 있다. GX 룸에서 진행되는 Barre 클래스, 요가 수업, Cardio (유산소 복합 GX)의 피트니스 분야와, Spa (페이셜, 바디, 딥티슈 등) 영역을 한 공간에 구성하여 대표적인 "웰빙 Excape" 브랜드로 포지션하고 있다. (뉴욕에서는, 아마 서울도 그럴 수 있겠지만, 너무나 바쁘고, 복잡하고, 시끄럽고, 좁고 하다 보니 "당신만의 웰빙, 건강, 힐링을 위한 창구! 혹은 탈출구!"라는 식의 표현을 많이 쓰더라.) 나는 오픈 프로모션, 첫 방문 고객의 할인 명분을 가지고 30% 할인가에 60분 Body massage를 받기로 했다!
여행지에서의 경험은! 다 자산이야 라는 자기 합리화와 함께 :) 앞으로 10일간의 에너지 충전이야 하면서, 스파 라운지로 갔다. Co-ed Zen lounge는 스파 가운을 입고, 남녀가 함께 스파 전 힐링할 수 있도록 준비된 라운지다.
내가 들어갔을 때는 이미 흑인 여성분이 한 분 계셨고, 그분이 스파룸으로 이동하시자, 또 어떤 백인 남성이 라운지에 들어왔다. 오히려 평일 오후 시간에 이렇게 스파를 받으러 오는 사람이 많다는 것에 놀라며, 라운지에서 주는 평온함과 따뜻한 티 한잔에 나도 모르게 몸이 스르르 이미 힐링된 느낌이었다.
약 5 - 10분 정도 후, 마사지 therapist 가 오셔서 나를 룸으로 안내해주셨다. 특히 피곤하거나, 케어가 필요한 부분이 있을지 물어보고, 몸 중 아프거나 불편한 부분이 있는지 체크했다. 아로마 오일을 선호하는지 등도 꼼꼼하게 소통했다. 초반의 마사지 압에 대한 소통도 하면서, 마사지가 시작되었다.
한국에서도 아주 가끔 마사지를 받아본 적 있으나, 이 곳의 스파는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마사지의 강도도 적당하며, 단순히 몸의 근육을 푸시한다고 느껴지기보다는 몸 구석구석의 근막들을 이완해주고, 특히나 미세진동 반복 운동 Barre 클래스로 인한 하체, 특히 종아리 부분의 근막들을 잘근잘근 눌러주시는 것 같아 시원했다. 특히 프로페셔널 직업군을 가진 사람들이 한 곳에서 이렇게 운동하고, 스파도 받고 할 수 있다면 이들에게 엄청난 시간 절약과 동시에, 이들이 생각하는 "힐링 아지트"와 같은 공간이겠구나 싶었다.
사람들은 행복한 삶을 추구한다. 행복한 삶은 커다란 빅 이벤트에서 오는 그 무언가도 있겠지만, 보통 작은 습관 속 소소한 행복, 꽤 자주 찾아오는 몸과 마음의 상쾌함,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사랑 등이 모여져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바쁜 뉴요커들 입장에서 Exhale Spa는 이들의 삶 속에서 행복한 삶을 위한 일부분이 충분히 될 수 있겠다 싶었다. (비용은 꽤 많이 들겠지만, 본인들이 그만큼 재정적 여유가 있다면) 조금 전 먼저 들어간 키 큰, 아마도 전문직 여성일 것 같은 흑인 분도, 그리고 나 이후에 스파를 받으러 갈 그 백인 남성분도, 본인의 삶을 더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평일 오후 여기를 찾았을 것이다.
한국에도 웰빙 라이프스타일은 수년 전부터 계속 언급이 되어 왔다. 웰빙을 추구하는 운동 센터, 스파, 건강 식당, 오가닉 식료품 브랜드, 명상 센터 등 많은 것들이 생겨나고, 없어졌다가 또 보완되어 새로운 컨셉으로 생겨난다. 그런 것들이 둘, 셋 합쳐지기도 하고, 하나의 단독 브랜드로 더 강력하게 포지션을 하기도 한다. 굉장히 높은 가격대의 하이엔드 샵부터,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가성비 갑 브랜드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건강한 삶은 행복한 삶의 꼭 필요한 요소이다. 물론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해야 진정한 "건강"이다. 뉴욕의 Exhale Spa와 같은 컨셉의 공간, 한국에서는 어떤 비슷한 혹은 다른 형태로 나타나게 될까? 혹은 이미 한국에 최적화되어 존재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