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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경 Apr 07. 2020

사회적 거리 두기 1달(feat. 코로나 블루)

혼자서도 잘해요


엄마 나 우울해
언니 나 우울해
애들아 나 우울해
책임님 저 우울해요



     코로나 19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본격적으로 한지 한 달. 우울증이 심해졌다. 본래 마음에 우울 버튼이 있어서 잘 관리를 해줘야 하는데 재택근무를 하면서 정말 집 밖으로 한 발자국도 안 나가다 보니 일이 터져버린 거다. 가족들도 저녁에 집에 오니 대화할 사람이 없고, 회사분들과는 전화 혹은 메신저로만 대화하니 답답해하며 버티기를 며칠. 지난번 1주일 차에 대한 글을 쓴 이후로 나는 집순이 체질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다행(?) 히도 회사에 피치 못하게 출근하게 되었는데 업무를 하며 자료수집을 하던 중 나의 증상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사람들이 최근 많이 있다는 것 또한. 바로 코로나 블루.


코로나 블루 : 코로나 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 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뜻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저 단어를 본 순간 안도의 숨이 뱉어졌다. 아, 지금 나만 이런 게 아니구나. 모두가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며 힘들어하고 있구나. 길어지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 일상의 삭제로 인해 우울감에 빠졌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김춘수 시인의 ‘꽃’의 구절처럼 내 증상의 정체를 알고 나니 속이 시원해지면서 괜찮아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아마도 원인을 알게 되어서겠지.


     주위 사람들에게 우울하다고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고 푸념을 늘어놓다가도 내가 문제인 것 같아서 입을 다물기 일쑤였다. 하지만 병명을 알고 나니 해결책을 더 많이 찾을 수 있었다. 그간 내가 시도해본 것들을 공유해본다.




1.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지 않는다

: 벌써 몇 주째 강제 금주다. 덕분에 술 달력은 깨끗- 멀쩡한 정신으로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나에게는 다음날에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 지금의 마음 상태로는 술은 독이 되니까. 술은 기쁠 때 마시자!


2. 건강한 음식을 먹자

: 기왕 재택근무를 하고, 친구들과 약속도 안 잡고, 회식도 없는 김에 식단 조절을 하고 있다. 나에게 좋은 음식을 먹고 제철 과일과 탄수화물, 단백질 그리고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며 지금까지의 식단을 반성한다. 더불어 식단일기를 쓰는데 이것도 추천!


3. 규칙적으로 광합성을 하자

: 온라인으로 음식 및 생필품을 주문을 하는 것도 좋지만 광합성도 필요하다. 꽃놀이는 금물.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고 규칙적으로 바깥공기와 광합성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핑계삼아 편의점이나 수퍼에 가는 정도의 외출을 해본다. 물론 실내 환기도 필수.


4. 집에서   있는  찾자

: 집 청소, 봄옷 꺼내기, 안 하고 쌓아놨던 색칠공부, 밀린 서랍 정리, 메일 정리 등등 찾고자 하면 할 일이 너무 많아서 바쁘다! 그리고 요즘 무료로 풀린 콘텐츠들도 무척이나 많아서 공연도 많이 볼 수 있다는 점! 비록 영화관은 못 가서 극장에서 못 본 영화들이 있지만 슬슬 VOD가 뜨고 있어서 집에서 보고 있다. 집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5. 다시 계획을 세우자

: 우울해진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세운 2020년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도 있다. 하지만 계획이라는 건 바꾸라고 있는 거니까. 이번 기회에 새롭게 바꾸고 더 단단하게 몇 가지를 더 추가해본다.




추신.

비록 저는 일터에서, 집에서 너무나도 편하게 코로나로부터 저를 보호하고 있지만 최전선에서 싸우고 계신 의료진 분들께 항상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오늘도 모두 집콕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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