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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경 Apr 20. 2020

술에 기대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어

나를 위해 건배



1.

사회적 거리두기 한 달. 회식도 안 하고, 지인들과의 약속도 없다 보니 자의 반, 타의 반 술을 마시지 않게 되었다.

집에 쌓아둔 맥주도 손이 가지 않아 그대로 방치해둔   . (맥주의 유통기한에 대해선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괜찮겠지)


그러다 문득 고민거리가 많아진 요즘 밤새   이루는 날들이 많아졌다.  나름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식이 사람을 만나고, 바깥 활동을 하는  위주다 보니 스트레스가 속으로 많이 쌓였나 싶었다.


푼다고 풀었는데 배운  도둑질이라 푸는 방법을  번에 바꾸긴 역시 쉽지 않았다.지난 글들에서 당당하게 써둔 방법들이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렇게 깨끗했던 술 달력에 동그라미가 몇 개 늘어났다.

술에 기대는 사람이 되고 싶진 않았는데.


마음이 쓰다.



2.

입이 쓴 마음을 가진 지 몇 주가 흘렀다.

이유를 늘어놓자면 2 3 정도 가능할  같지만 쉽사리 입밖에 꺼내기 두려운 것들뿐. 그래서 이번  브런치엔 무슨 글을 써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밝은 내용의 글을 쓰면 괜찮을까 싶었다. 하지만 노트북 앞에 앉아도 아무런 글이 써지지 않았다. 누군가는 이걸 핑계라고 말할  있겠지만 나에게는 이게 이유이자 사정이었기에 지난주 부끄럽지만   건너뛰었다.


매주 일요일 글을 올리겠다는 나와, 우리의 약속은 이런저런 사정과 핑계들로 벌써   금이 갔다. 그래서 밝은 글이 아니더라도, 짧더라도 이번 주의 내가 느끼는 감정을 기록  두는  또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꾸준함의 힘을 믿어 본다.



3.

자극적인 소재들이 많이 사랑받고 있는 요즘이다.

자극적인 말과 영상들이 눈과 귀를 어지럽고 시끄럽게 만든다. 그래야만 주목을 받고, 사람들의 관심과 반응을 얻을  있기 때문이겠지.


악플보다 무서운 게 무플이라지 않나. 소비자들의 반응에 울고 웃어본 전적이 있기 때문에 부정하긴 힘들다.


업의 특성상  핫한   챙겨본다. 오히려 모르면 바보가 된다. 콘텐츠를 따라가는 것이 아닌, 만들어야 하는 업을 가진 사람이라. 어제 부부의 세계 8화를 보다가 고개를 저었다. 굳이 1인칭 시점에서 그런 선정적인 폭행 장면을 연출해야 했나. 이건 아니다 싶었다.



4.

여러모로 속 시끄러운 요즘이다.

한 캔을 마시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내 고민을 소화시키는데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맥주는 꽤 남았지만 이만 마셔야겠다.

남은 많은 고민은 부디 빨리 소화시킬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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