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12] 나보다 날 더 잘 아는, 스포티파이
음악을 정말 많이 듣는다. 음악과 관련된 내 이야기를 하자면 일단 2박 3일은 잡아야 한다. 아무튼, 나는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로서 안 사용해본 어플이 없을 정도로 스트리밍 서비스 유목민 생활을 해왔는데 유독 스포티파이는 손이 잘 안 갔다. (애플 뮤직이랑 유튜브 뮤직도 잘 안 쓰긴 했음 - 해외에서 온 플랫폼에 거부감이 있는 건가. 아니다 스밍을 해야 하니까 국내 플랫폼을 쓸 뿐)
그런데 가장 마지막에 사용했던 바이브에서 추천 플레이리스트와 파티룸 기능을 많이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이 큐레이션 해둔 플레이리스트를 듣는 매력에 푹 빠졌다. 그 전에는 내가 좋은 음악들을 발견해서 플레이리스트에 넣곤 했는데, 이젠 우연히 발견하는 재미에 빠지게 된 것이다. 그래서 시도해보게 되었다. 스포티파이! 오늘은 스포티파이를 사용하면서 느꼈던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을 수업시간에 배운 UX를 바탕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UX (User Experience)
: 사용자가 어떤 시스템/제품/서비스를 직, 간접적으로 이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는 총체적 경험. 즉, 사용자의 행동이라고 말할 수 있음. 이 행동을 유도하는 장치로 이미지, 텍스트, 흐름 3가지 요소가 있다.
1) 좋은 UX
스포티파이 사용 1개월 차. '어? 이거 되게 편하다'라고 느낀 나의 아하 모먼트 들이다.
a. 개인화된 추천 플레이리스트
: 스포티파이의 다른 말은 개인화된 큐레이션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언제 서비스를 사용하는지, 시간은 언제인지, 가장 최근에 들었던 음악은 무엇인지, 어떤 걸 많이 검색했는지에 따라 내가 좋아할 것 '같은' 플레이리스트를 추천해준다. 적중률은 제법 높아서 벌써 좋아요 해 둔 플레이리스트만 한 바가지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안다는 슬로건답게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음악들을 발견할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좋은 UX라고 생각한다.
b. 기기 연동을 통한 사용 연결성
: 스포티파이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웹 플레이어가 있다. 내가 만약 PC로 노래를 듣다가 핸드폰을 보면 같은 음악이 내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에서 재생되고 있다는 표시가 뜬다. 언제 기기를 바꿔도 끊김 없는 음악 감상을 이어갈 수 있다. 실시간 연동이 인상적인 좋은 UX이다.
c. 플레이리스트 시각화로 높은 주목도
: 스포티파이는 시각적 그룹화를 이룬 레이아웃으로 모든 플레이리스트를 정사각형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어떤 노래가 이 플레이리스트에 들어있을지 한 장의 사진으로 설명하고 있다. 다른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과는 달리 각종 차트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포티파이는 어떤 콘텐츠를 내세워야 할지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이 고민에 대한 답으로 음악 콘텐츠들을 '이미지' 한 장으로 그룹화시켜 제공한다.
2) 아쉬운 UX
a. 아티스트 명, 노래 제목의 언어 미통일
: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가 We should've been friends 일 줄이야. 의도치 않은 영어 공부를 하게 된다. 한 개의 플레이리스트에서 발견한 실수(?)만 해도 이 정도이다. 제목을 영어로 적지 않았거나, 가수 명을 한글로 적지 않았거나, 한글과 영어를 병행 배치하거나. 내가 이 노래들을 몰랐다면 검색하는데 제법 애를 먹었을 수도 있다.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으로서 사용자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꼭 보완이 필요한 UX이다. (한국에 진출했으니, 한국어를 제대로 패치해야...)
b. 검색 시 아티스트/곡의 결과 명확하지 않음
: 스포티파이를 검색하다가 깜짝 놀랐다. 아니, 도대체 어디를 가야 이 가수의 전체 노래를 볼 수 있는 거야? 답은 플레이리스트였다. 하지만 우리는 플레이리스트 말고도 그 노래만! 알고 싶은 경우가 있다. 하지만 스포티파이에서는 속 시원한 검색 결과를 주지 않는다. 게다가 노래를 정렬시키고 싶어도 발매 순, 인기순 등의 필터가 없어 (아예 필터 자체가 존재하지 않음) 셔플 플레이가 아닌 지정 곡을 찾을 경우 사용자들의 혼돈을 겪게 하는 아쉬운 UX이다.
c. 가사를 찾아보기 힘든 플레이어
: 기본적으로 다른 음악 애플리케이션들의 경우 음악을 재생할 때 뜨는 앨범 커버를 한 번 누르면 가사로 바뀌어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스포티파이는 다르다. 한창 음악을 재생시키다가 화면을 스크롤 다운해야 한다. 그래야 화면 아랫부분에서 음악이 나오게 된다. 웹 플레이어로 사용할 시 더 찾기 힘들다. 보통 가사를 암시하는 아이콘은 '노트'처럼 생긴 아이콘인데 스포티파이는 마이크를 사용한다. 익숙한 아이콘이 아니라 모두에게 혼선을 주는 UX라고 생각한다. (나만 그런가..?
: 브랜드의 보이스는 통일되어야 한다. 게다가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이라면 정확한 아티스트 및 노래 제목 표기가 중요하다. 스포티파이의 가장 강점인 다양한 분위기의 ‘플레이리스트’ 제공을 통해 알게 된 가수와 노래 제목을 제대로 알 수 없다면? 개인화 플랫폼에 매력을 느낀 소비자들도 결국 대안을 찾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아예 영어로 할 거면 다 영어로 하던가, 한국어로 할 거면 한국어로 하는 통일성을 통해 원한만 사용자 음악 감상 경험을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UX 설계 시 기억해야 할 요소 3가지는 이미지, 텍스트 그리고 흐름이다. 스포티파이에서 가장 중요하게 적용되어 있는 것은 바로 ‘이미지’이다. 음악은 귀로 듣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음악을 찾아 들으려면 플레이리스트를 찾으라는게 스포티파이가 제공하는 차별화된 서비스인데, 이 플레이리스트를 모두 정사각형의 이미지로 시각화해 두었기 때문이다. 무드에 따라, 상황에 따라, 음악 취향에 따라 사용자는 이미지를 확인하고 플레이리스트를 손쉽게 선택할 수 있다. 이 UX장치는 사용자의 시간을 절약시켜주고, 이해도를 높여주어 음악 감상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더해준다.
개인화라는 게 참 무섭다. 어느새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속속들이 찾아주고 있다. '내가 이 음악을 좋아했었지!' 싶은 깊은 기억 속의 음악들도 스포티파이는 거뜬히 찾아낸다. 후기들을 보면 스포티파이를 쓰다가 다른 어플로 옮기기 두려워하는 사용자들이 많다. 과연 나는 정착하게 될까?
#코드스테이츠 #PM부트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