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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간이 MeganLee Jan 12. 2021

암스테르담에서의 6년

네덜란드 영주권을 받았다



올 4월이면 암스테르담에서 산지도 벌써 6년이다.

그 전에는 KLM 승무원으로 서울-암스테르담 구간 비행기를 2년 동안 탔으니 이 도시와 연을 맺은지도 8년이 다 되어간다.


한국의 보통 직장인들처럼 주중에는 일하느라 바쁘고 주말에는 노느라 바빠서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간다는 명소는 이름만 들어 알지 가본 적이 없던 나였다. 삼년차쯤 되던 해였나, 문득 그 유명한 국립미술관조차 가보지 않았다는 생각에 눈이 번적 뜨였지만.. 그 번쩍 뜨인 눈으로도 한 해는 더 지나고서야 첫 방문을 했다. 심지어 암스테르담에서 렌트하던 내 첫 집이 국립미술관 바로 앞이었고, 출퇴근길엔 매일 자전거로 미술관 건물을 통과해 다녔다는 웃지못할 사실.


여담이지만 이런 나의 무지 때문에 다른데서 친구들이 놀러오면 대체 어딜 데려가야 할지 몰라 고민이었다. 그래서 데려가는 곳은 주말 아침이면 카푸치노 한잔 하는 모퉁이 커피집, 햇빛이 귀한 이 동네에서 오후 내내 광합성 할 수 있는 테라스가 있는 펍, 일요일 라이브 재즈를 들으며 전날의 숙취를 잊을 수 있는 바, 월급받은 날이면 회사 친구들이랑 맛있는 생굴에 샴페인 마시러 가는 레스토랑 같은 곳. 뭔가 더 좋은 걸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 이곳저곳 검색도 해봤지만, 여기저기 돌아봐도 결국 나의 기억이 묻은 일상적인 곳이야말로 현지에 사는 사람이 방문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진짜배기였다.


이런 장소를 많이 알게되었다는 것, 도시 모퉁이마다 나만의 이야깃거리가 서리게 되었다는 것.

암스테르담에서 보낸 나의 6년은 이렇게 설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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