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업 124일 차
요 며칠은 정말 생각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바빴다. 새벽 네시가 되어서야 바닥에 몸을 뉘이는 날이 계속되었고, 몸은 사막처럼 말라갔다. 점심때가 다 되어 눈이 떠지면 아침을 대충 때우고, 늘 가던 카페의 늘 앉던 자리에 앉아 돈을 벌기 위한 글을 썼다.
지금은 이례적으로 살롱이 문을 닫지 않은 가운데 글을 쓰고 있는데, 모두 합쳐 아홉 분의 손님이 계시니 일요일 치고는 호황이라 할 수 있겠다.(그러니까 가게 일이 바쁘디 바쁜 와중에 랩탑을 열어 어떻게든 글을 쓰고 있는 중이라는 이야기)
가끔 이렇게 몸은 아주 분주하지만 머리가 또렷해질 때가 있다. 이상하게 마음이 차분해지고 행동이 느려진다.
이 틈을 타서 내가 요즘 가장 신경을 쏟고 있는 일이 무엇이었는지 돌이켜 봤는데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다만 간절하게 가지고 싶은 무언가가 떠올랐다. 매일 파티를 열고 언제 올지 모르는 데이지를 기다리는 개츠비처럼.
이렇게 간절했는데, 어쩌면 지금껏 스스로 이런저런 핑계를 만들어 외면하고 있었는지도.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완도에 있는 나를 보러, 아니 내가 있는 완도로 오겠다는 연락이 빗발친다. 일단 매뉴얼대로 마음 편히 오라고 이야기했는데 내 마음이 가볍지 않다.
돌아오는 주에는 섬에 들어가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