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살롱 오픈 1039일 차
오늘은 비가 내렸던 탓인지 손님들의 발걸음이 뜸했습니다. 일주일의 마지막 영업일인 토요일을 맞아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에 신경을 더 쓰고, 조금 일찍 출근해서 구석구석 청소도 했는데 찾아와 주는 이가 없으니 조금 시무룩합니다. 평소 같으면 읽고 싶었던 책과 함께 맛있는 위스키를 한 잔 따라서 마셨겠지만 요즘 혹독하게 건강관리 중인 저는 기특하게도 책은 읽고 술은 참았습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종일 한 분도 손님이 오지 않는 날이 흔치 않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가 창궐한 후에는 사람들의 소비 심리와 외출 심리가 줄어든 탓인지 속된 말로 '허탕 치는' 날이 종종 있습니다. 영업시간도 고객들이 찾아오기 불편한 시간대로 바뀌었고요. 처음에는 이렇게 종일 사람 구경을 하지 못하면 마음이 불안하고 분했는데 이것조차 적응이 되는지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좋지 못한 날씨 때문이라던가, 별다른 이유 없이 '그냥' 손님들이 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 모든 것을 '코로나' 탓으로 돌릴 수 있다는 점은 어쩌면 참 편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간을 가꾸고 손님을 기다리는 이들은 가만히 지키고 서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날카롭게 다듬으며 기다려야 합니다.
저는 2월부터 온라인 에세이 클래스를 시작합니다. 운영하는 것이 아닌 한 명의 수강생으로 과정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브런치로 작가가 되어 책을 출간한지도 어느덧 4년이 다 되어 가는데 도무지 아무런 글도 쓰고 있지 못한 데다가 글 쓰는 습관마저 무뎌진 것 같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에 함께 참여하는 동료 수강생들과 이야기 나누며 새로운 에너지와 아이디어를 얻게 되리라 기대합니다.
내일은 오늘 하지 못한 사람 구경을 위해 근교 카페로 드라이브를 나서야겠습니다. 오늘 마시지 않은 위스키만큼이나 향긋한 커피를 마실 수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