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살롱 창업 1047일 차
#1
손님 한 분이 아주 오랜만에 완도살롱을 찾아오셨습니다. 그는 이곳 완도에서는 드물게 위스키와 칵테일, 그리고 바 문화를 취미로 즐기는 분이었고 그래서 거의 1년이 넘는 오랜 공백에도 단번에 이름까지 기억을 해냈습니다. 전보다 조금은 살이 붙은 모습. 언제 한 번 서로 소장 중인 맛있는 술들을 함께 나눠 마시자는 이야기도 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게 벌써 1년 전 일이라니 새삼 시간은 참 빠릅니다.
그는 그동안 오지 못한 이유가 몸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완도살롱에 방문한 얼마 뒤 건강검진을 했는데 위와 장에 용종이 있어서 수술을 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고, 또 의사가 음주량을 줄이라 하여 한동안 술을 멀리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20대 초반부터 고도주를 즐겼던 그는 병원에 다녀온 후로는 비교적 몸에 무리가 덜 가는 칵테일을 즐기고 있다고 했습니다.
영화 '아가씨'의 대사 중에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라는 말이 있는데, 좋아하고 사랑하는 것이 스스로를 파괴할 수 있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술이나 담배와 같은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가 탐닉하는 많은 것들이 지나치면 그와 같을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책은 그중 한 가지 예외가 될 수 있고 그래서 저는 손님들에게 술보다는 책을 더 많이 소개하고 싶습니다?
#2
완도살롱 칵테일 클래스 <DO NOT SHAKE>의 3기 과정이 모두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번 수강생들은 지난 모든 기수를 통틀어 가장 수업 참여도와 호응이 좋았던 분들이셨습니다. 이렇듯 좋은 에너지를 내뿜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어울리면서 저 또한 충만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다음 수업에는 내용도 좋지만 더 아름다운 기운을 풍기는 선생님이 되어야겠습니다.
#3
어떤 이는 조금만 주어도 감사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많이 주어도 왜 이것밖에 주지 않느냐며 불평합니다. 나는 그동안 어떤 사람이었고, 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생각합니다.